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중동 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가운데 이라크가 주요 유전 가동 중단에 나섰다. 중동 최대 산유국들의 원유 수출길이 막히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충격파가 확산하며 원·달러 환율도 고공행진 중이다.
호르무즈 해협 위에 떠 있는 배(사진=로이터)
통상 국제유가가 오르면 제품 가격도 상승해 마진이 개선되는 구조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원유 수급 자체가 불확실한데다 국제유가 급등에 더해 물류비와 보험료까지 치솟으면서 원가 부담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반면 전쟁 우려로 항공·해운 등 연료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정유업계는 대체 유종 확보 방안을 검토하며 운송 상황과 국제유가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동산 원유 도입에 차질이 생길 경우 미국산 원유 등으로 일부 대체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조달 단가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석유화학 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수입 나프타의 호르무즈 해협 경유 비중이 54%에 달해, 사태 장기화 시 가격 상승과 물류 차질이 겹쳐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다. 이미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의 저가 제품 과잉 공급 여파로 지난해 주요 8개사의 합산 영업손실이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등 구조적 침체를 겪고 있다. 업계는 가격 동향과 공급망 상황을 점검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일각에서는 석유화학 산업 재편에 속도를 붙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수익성 악화는 이미 수년째 누적돼 왔다” 며 “외부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사업 재편 논의가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인천~두바이 노선 결항 추가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의 유일한 중동 노선이다. 대한항공은 2월 28일 이란 공습 발발 후 5일까지 두바이 노선 결항을 발표했다가 이를 8일까지 연장했다. 중동 상황이 진정되지 않을 시 결항이 장기화할 수 있다.
이번 사태는 저비용항공사(LCC)까지 국내 항공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쟁 국면이 지속될 시 안전 자산 선호 심리로 달러 강세 및 원화 약세가 동반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새벽 한때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방어선’인 1500원을 돌파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항공사는 유류비, 유지보수비 등을 달러로 결제한다. 특히 유가 상승은 항공사 영업비용의 30% 내외를 차지하는 유류비 상승으로 직결된다.
해운업계도 긴장 속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쟁으로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유가 상승과 물류비 가중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유조선 운임료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르는 등 유조선을 운영하는 해운업체에게는 큰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의 70%는 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건너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유조선뿐 아니라 컨테이너선 등 전반적인 선박 운임료가 오를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유가 상승과 보험료 인상 등도 함께 오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방위산업은 수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 양국의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이란이 보유한 미사일 재고가 전쟁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주목받으면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일(현지시간) 이번 전쟁이 이란 측이 보유한 드론·미사일 재고와, 이스라엘과 주변 미국 우방국들이 보유한 방공 미사일 재고 싸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미 K-방산은 중동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온 만큼, 이 같은 상황에 추가 수주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M-SAM)는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 이라크 등 중동 3개국과 수조원대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