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쇼크 재현되나"…LNG값 폭등에 다시 떠오른 '공기업 적자' 악몽

경제

뉴스1,

2026년 3월 06일, 오전 06:05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의 20%를 차지하는 카타르 라스라판까지 불안이 확산하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아시아 LNG 현물 가격은 불과 일주일 만에 약 40% 급등했으며, 전문가들은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공기업 적자와 산업 원가 부담이 반복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 LNG 의무비축량과 기존 중장기 계약 물량 덕분에 단기적 공급에는 여유가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발전 단가 상승과 전기요금 인상으로 경제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제 LNG 벤치마크인 플랫츠 일본·한국 인도 기준(JKM) 선물 가격은 지난 4일 100만 열량단위(MMBtu)당 15.10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전인 지난 2월 27일(10.725달러)과 비교하면 불과 일주일 만에 약 40% 상승한 수준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LNG 의무비축기준(9일분) 이상으로 LNG를 보유하고 있고, 기존 중장기 계약으로 확보한 물량이 있어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급등한 LNG 가격은 발전 단가 상승과 전기요금 부담으로 이어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LNG 수입량의 절반가량은 발전용으로 활용되며, 국내 전체 발전량의 약 30%가 LNG 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200조 부채에 갇힌 요금정책…중동 쇼크, 이번엔 한전이 못 막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인 2021년 말 기준 한국전력공사의 부채는 145조원 수준이었으나, 2023년 말에는 205조 1810억 원으로 2년 사이 약 60조 원 급증했다.

부채 급증 원인은 국제 연료비 급등에도 국내 전기요금이 사실상 동결되면서 2021~2023년 약 47조 원의 누적 영업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압박 속에서 전기요금까지 올릴 경우 산업계와 가계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요금 인상을 최소화하며 사실상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2023년 들어 글로벌 LNG 시장이 안정되며 국내 도입 단가도 안정·하락세를 보였지만, 한전의 누적 부채를 줄이기 위해 전기요금 인상이 본격화됐다. 특히 2023년 이후 산업용 전기요금은 여러 차례 인상을 거쳐 누적 70% 안팎 올랐다.

글로벌 연료비 인상 영향이 한전 부채라는 완충재를 거쳐 시차를 두고 전기 요금에 반영된 셈이다. 한전은 이때 증가한 부채로 현재 하루 이자 비용만 100억 원 이상을 지불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2023년 이후 7차례에 걸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이 실질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 따르면 전기요금 민감 업종의 매출 대비 전기요금 비중은 2022년 7.5%에서 2024년 10.7%로 42.7% 증가했다. 전기 요금 상승의 큰 영향을 받는 업종으로는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산업 등이 꼽힌다.

5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류 가격이 표시돼 있다. 중동 상황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 주유소 휘발유·경유 전국 평균 가격이 나란히 리터(L)당 1800원을 돌파했다. 휘발유는 닷새 만에 126원이 올랐고, 경유는 210원 급등했다. 2026.3.5 © 뉴스1 박지혜 기자

중동 의존도 20%로 낮췄지만…관건은 전쟁 장기화 여부
업계에서는 이번 이란 공습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와 유사한 방식으로 공기업 부채 증가와 전기 요금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전쟁 장기화' 여부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 LNG 가격 폭등 영향이 아직 아시아 시장에 본격 반영되지 않았고, 정부 비축 물량 등 대응 수단이 있어 단기적인 수급·가격 영향은 제한적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당장은 재고가 충분하고 보통 하절기에 수급 판단을 하는 만큼, 일단 (가격 급등한) 현물을 구매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오랜 시간 지속해 온 수급 다변화 노력의 결과, 중동 물량 의존도를 40%에서 20%로 낮춘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중동 상황 장기화 여부나 국제 에너지 가격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공기업 부채가 임계점에 도달한 상황에서 과거처럼 연료비 상승분을 부채로 돌려막는 방식은 더 이상 지속 불가능하다"며 "국제 유가와 LNG 가격 추이에 따른 선제적인 에너지 수급 대책과 더불어 산업계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교한 요금 체계 설계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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