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로봇의 놀라운 진화 속도
4일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에서 모델이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유니트리 'G1'과 교감을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러한 빠른 발전의 배경에는 중국만의 독특한 강점이 있다. 첫째 희토류를 활용한 모터 기술이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의 70% 이상을 생산하며 고성능 영구자석을 전 세계에 공급한다. 필자 또한 스위스제 모터를 사용하다가 언제부터인가 중국 모터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둘째, 통합 공급 체인이다. 희토류 채굴부터 모터 제조, 감속기, 센서, 전자부품, 조립까지 모든 과정이 중국 내에서 완결된다. 이는 미국, 일본, 한국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구조다. 중국 정부의 역할도 크다. 베이징과 상하이에 2대 휴머노이드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하드웨어 개발, 테스트베드, 인증을 지원한다. 베이징 센터는 ‘톈궁(天工)’ 오픈소스 플랫폼을 공개했고, 상하이 센터는 AI 훈련과 시뮬레이션 인프라를 제공한다.
◇미국, AI와 소프트웨어 중심 ‘알아서 하는 로봇’
테슬라 '옵티머스'
그러나 현재 공개되는 데모와 산업 현장의 요구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주로 수건 접기, 컵 옮기기, 간단한 물건 정리 같은 가정용 작업들이다. 경쟁 대상이 없는 영역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용 로봇과 비교하면 차이가 명확하다. 현재 휴머노이드의 위치 정확도와 동작구현 시간은 현저히 떨어지며, 게다가 다루는 작업이 다르다는 이유로 정밀도, 동작 시간을 문제화하지도 않는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제조업 기반 ‘신뢰’와 ‘품질’…꼭 ‘2족’일 필요는 없어
4일 코엑스에서 열린 'AW 2026'에서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관계자가 방송 촬영용 탑모듈 결합 콘셉트 모델 모베드 브로드캐스팅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현대차)
한국 로보틱스를 주도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은 바로 신뢰성과 품질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오랜 시간 축적해 온 품질 관리와 내구성, 신뢰도 측면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자동차 및 부품 산업이 쌓아온 신뢰성과 품질 기준을 로봇 기술과 결합한다면, 단기적인 화제성보다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전략을 수립하기 전에 명확히 해야 할 질문이 있다. 우리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창출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자동차 공장 자동화를 향상시키려는 것인가? 많은 이들이 이 둘이 결국 같다고 가정한다. 휴머노이드를 만들면 자동차 공장 자동화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다. 그러나 자동차 공장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로봇의 외형이나 범용성이 아니라, 특정 작업을 기존 설비보다 빠르고 정확하고 경제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가다. 1961년 제너럴모터스(GM) 공장에 설치된 로봇팔 ‘유니메이트’는 백플립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24시간 묵묵히 일했고, 그것이 수백억 달러 산업의 시작이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오세훈 교수
결국 이 모든 논의는 다시 ‘신뢰’로 귀결된다. 제어 기술과 내구성, 안정성은 단기간에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축적된다. 한국의 자동차 부품 산업이 쌓아온 자산을 로봇 부품과 시스템의 신뢰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대기업의 협조와 장기적인 관점의 지원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신뢰는 쇼케이스용 로봇처럼 하루를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들여 검증하고 써 주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