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지역에도 기회가”…韓日 기업가들 ‘로컬 벤처스튜디오’ 설립

경제

이데일리,

2026년 3월 06일, 오후 07:08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한국과 일본 투자자들이 지역 기반 ‘벤처스튜디오’를 만들고 있다. 벤처스튜디오란 단순 투자를 넘어 아이디어 발굴부터 창업, 운영, 후속투자에 이르는 전 과정을 투자자가 함께하는 투자 모델이다. 이들은 펀드레이징도 진행해 지역 금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한다.

본격적인 비즈니스는 합작법인(조인트벤처·JV) 형태로 회사를 꾸려 진행한다. 지역 창업가·기업과 합심해 인구감소, 일자리 부족 등을 해결하고 지방 도시가 지속가능성을 꾀하도록 돕는다. 수익성도 담보되는 만큼 업계에서 주목받는 투자 형태라는 반응이 나온다.



지방도시 가능성을 연결하는 실천 지식 플랫폼 ‘지방특별시포럼’이 5일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지속가능한 지방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전국 실천가가 모여 매월 개최하는 월간지특포 온라인 웨비나다.

이달 주제는 ‘로컬 벤처스튜디오 : 지역에서 혁신을 만드는 새로운 방식’이다. 참석자들은 지역 생태계 형성에 이바지하는 한일 기업 사례를 통해 지역 창업·투자 설계 모델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일본에서 지역 산업을 키우는 벤처스튜디오 전략을 펼치는 료 이시다 뉴로컬(NEWLOCAL) 대표와 한국형 모델을 구축하는 민욱조 씨에스피(CSP) 대표가 발표를 맡았다. 정원식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책임심사역이 행사를 진행했다.

뉴로컬은 △사람 △지식 △금융이라는 3가지 요소를 지방 기업에 제공한다. 예컨대 지역 내에서 기업이 구하기 어려운 최고운영책임자(COO)나 최고재무책임자(CFO) 역량을 제공하는 식이다. 현재 일본 내 6개 지역에서 사업을 진행한다. 회사는 시리즈A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주요 투자자로 제브라 앤 컴퍼니 창업자 요시타카 타부치가 꼽힌다.

뉴로컬이 진행한 대표 프로젝트로 노자와 온천 마을 재생이 있다. 노자와 온천에는 3000명이 거주한다. 작은 마을이지만 매년 스키 관광을 하러 외지인 60만명이 방문한다. 그럼에도 폐업하는 호텔이 매년 증가하고, 비수기인 여름에는 일자리가 사라지는 탓에 연중 안정적 고용이 어렵다는 고질적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회사는 현지 기업과 협력해 마을 내 유휴 시설을 개·보수했다. 이로써 겨울에는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여름에도 숙박 시설 절반이 차는 관광 활성화 모델을 구축했다.

료 이시다 대표는 “일본 전역에서 비슷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2050년까지 글로벌 100개 지역에 10조엔(약 93조원) 규모로 확대하는 게 목표”라며 “한국, 대만, 중국 등 아시아권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고자 한다”고 했다.

뉴로컬이 진행한 노자와 온천 마을 재생 프로젝트에서 100년 된 료칸이 부티크 호텔로 개·보수된 모습. (사진=뉴로컬 홈페이지 갈무리)


CSP는 뉴로컬과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BM)을 가진 국내 기업이다. 민 대표는 “10년 전부터 지역 생태계에 투자해왔지만 유의미한 엑시트(투자금 회수)까지 이어지지 않았다”며 “지역과 금융이 어떻게 합심해 구조적 한계를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CSP 사업 모델을 구상하게 됐다”고 전했다.

CSP는 브랜드·공간·콘텐츠를 동시에 기획하고 실행하는 벤처스튜디오다. 지역 자산을 기반으로 사업 모델을 직접 만들어 운영하고, 성과가 입증될 경우 독립 사업체로 성장시킨다. 일례로 수원 행궁동에서 신도시라는 JV를 설립해 지역 벤처스튜디오 역할을 맡게끔 했다.

CSP는 지난해 말 국내 임팩트 투자사 엠와이소셜컴퍼니(MYSC)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회사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지역 기반 비즈니스 모델의 기획·검증·확산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다. 전주·제주·양양·수원·대전 등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다거점 확장 전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또한 성과가 검증된 모델은 자회사, 합작법인(JV), 프로젝트 법인(SPC) 형태로 확장해 지역 단위의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구축할 방침이다.

민 대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데이터 방법론을 활용하고자 한다”며 “지역 경제 구조가 어떻게 구축되고 있는지 맥락을 파악해 데이터화하고, 양질의 자본을 끌어들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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