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밀가루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2026.2.27 © 뉴스1 최지환 기자
정부가 물가 안정 기조를 이어가며 식품업계 전반에 대한 가격 관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설탕·밀가루·전분당 등 가공식품 원재료 가격 인하가 이어지면서 베이커리 제품 가격도 내려간 가운데, 라면·과자 등 다른 가공식품으로 가격 인하 흐름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속에 식품업계 전반에서 가격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설탕과 밀가루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먼저 내려간 영향이다.
설탕·밀가루·전분당 담합 논란에 가격 인하
최근 공정위는 CJ제일제당(097950)·삼양사(145990)·대한제분(001130) 등 제당업계 3사가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설탕 가격을 담합했다며 총 408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들 기업은 과징금이 확정된 당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대한제당협회 탈퇴 방침을 밝혔다. 또 임직원의 경쟁사 접촉 금지와 원가 연동형 판가 시스템 도입 등을 포함한 재발 방지 대책도 발표했다.
밀가루 업계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CJ제일제당을 비롯해 대한제분·대선제분·사조동아원·삼양사·삼화제분·한탑 등 제분업체 7곳의 밀가루 가격 담합 의혹에 대해 심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제분협회 이사들은 밀가루 담합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전원 사임했다.
전분당 업계 역시 담합 의혹과 관련한 심의 절차가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전분당 담합 사건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대상·사조CPK·삼양사·CJ제일제당 등 4개 업체에 발송했으며 현재 전원회의에 상정된 상태다.
이 같은 논란이 이어지면서 제당·제분·전분당 업체들은 최근 잇따라 가격 인하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이 내려가자 이를 사용하는 전방 산업에서도 가격 조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시내 마트에 진열된 라면. 2026.2.3 © 뉴스1 김민지 기자
빵 가격 내렸다…라면·과자 업계도 가격 인하 검토
빵·라면·과자 등 가공식품의 주요 원재료인 설탕·밀가루·전분당 가격이 인하되자 베이커리 업계는 실제 제품 가격 인하에 나섰다. SPC 파리바게뜨는 빵과 케이크 등 11종 제품 가격을 다음 달 13일부터 인하하기로 했고,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도 빵과 케이크 등 17종의 공급가를 평균 8.2% 내렸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서 라면과 과자 등 다른 가공식품 업종에서도 가격 인하 여부를 두고 내부 검토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원재료 가격 인하와 정부의 물가 관리 기조가 맞물리며 가격 조정 압력이 점차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변수도 적지 않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여파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은 물류비와 포장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까지 상승 압력을 받고 있어 수입 원재료 가격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속에 가격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국제 유가와 환율 같은 외부 변수에 따라 비용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어 업계 입장에서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