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고려아연 제공)
"아연·연·동 공정이 통합돼 있는데, 전 세계에 이런 제련소가 없습니다. 남들이 따라 하기 힘든 중간 부산물 제어 기술로 아연과 연, 동 공정을 통합해 남들보다 뛰어난 영업이익을 가져가고 있죠"
지난 5일 고려아연(010130) 온산제련소에서 만난 김승현 소장은 제련소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고려아연의 금속 회수율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고려아연의 회수율은 아연의 경우 최대 99%에 이른다.
통상 제련의 원재료인 정광에는 주 금속 외에도 기타 금속이 포함돼 있다. 아연 정광에는 목적 금속인 아연 외에도 연(납)이나 동이 들어있는 식이다. 다른 제련소에선 목적 금속만 추출하고 나머지는 부산물로 취급하지만 고려아연은 다른 공정으로 넘겨 이를 추출, 회수율을 극한으로 끌어올린다.
김 소장은 "중간 부산물을 가지고 서로 주고받으면서 다루는 기술이 굉장히 어려운데 남들이 하기 어려운 기술로 아연과 연, 동을 통합한 게 20년 전"이라며 "중국을 비롯한 다른 제련소에선 20년이 지나도 아직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마주한 온산제련소 모습은 예상과 달랐다. 금속을 다루기 때문에 시뻘건 쇳물을 토해내는 제철소와 비슷한 모습을 떠올렸지만, 각 공장이 파이프 등으로 촘촘히 연결돼 있어 오히려 정유·석유화학 공장과 비슷해 보였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정련 제2공장 자동 주조기(고려아연 제공)
각 공장의 내부보다 외부가 더 부산해 보이는 점도 인상적이다. 내부는 자동화 덕분에 소수의 작업자만 보였지만 외부는 원료나 부산물, 완제품 등을 나르는 차들로 더 분주했다.
온산제련소의 강기태 책임은 "우리 회사는 각 공장이 같이 인접해 있어야 시너지가 난다. 떨어져 있으면 효과가 줄어든다"며 "공장이 엄청 빽빽하게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빛 보는 통합 공정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내 아연 제품들이 적재된 모습(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이 비철금속 생산을 위해 들여오는 주 원재료는 아연 정광, 연 정광, 동과 은 등 함유량이 높은 전자폐기물이 전부다. 하지만 여기에서 아연·연·동과 같은 기초금속뿐 아니라 금·은 같은 귀금속, 인듐·비스무트·안티모니·카드뮴·텔루륨 같은 전략광물 등 다양한 종류의 비철금속을 생산한다.
제련소 내 각 공장에 들어가 보면 괴 모양의 아연, 연, 안티모니, 인듐 등 완제품이 한쪽에 가득 쌓여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지게차들은 생산을 마친 제품들을 적재하느라 분주하다.
기초금속 외 귀금속과 전략광물 역시 아연·연·동 생산 과정의 부산물에서 추출된다. 인듐의 경우 아연 정광을 높은 온도에서 태워 황을 분리한 뒤 황산 용액으로 침출시켜 분리된 부산물에서 추출한다고 한다.
전종빈 전자소재팀 책임은 "(부산물에 다른 금속도 포함되는 만큼) 최소 4~5개 팀을 거쳐야 저희 팀으로 원료가 오게 된다"며 "공정이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어 로스가 없고 전략광물이나 귀금속이나 다 생산할 수 있는 게 고려아연만의 기술이고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 안티모니가 적재된 모습(고려아연 제공)
회수율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생산한 전략광물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불거지면서 빛을 발하고 있다.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생산한 안티모니는 지정학적 이슈가 확대하면서 가격이 폭등하기도 했다. 황윤근 귀금속팀 파트장은 "미중 간 긴장이 완화하면서 가격이 좀 내려갔다"면서도 "최근에는 전쟁 때문에 가격이 다시 오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긴장 고조로 공급망 재편이 장기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고려아연은 각종 전략광물 생산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2028년부터 게르마늄 연간 12톤, 갈륨 연간 15톤을 생산하기 위해 각각 1400억 원, 557억 원 규모의 생산 설비 구축에 나선 상태다. 비스무트 공장 증설에도 올해까지 300억 원가량을 투입한다.
온산제련소뿐 아니라 미국으로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통합 제련소를 총 11조 원 규모의 통합 제련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미국을 포함한 북미 지역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광물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장기 성장 전략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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