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넘어선 9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경유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2026.3.9 © 뉴스1 최지환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기름값이 연일 고공 행진하자 유통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연일 치솟는 기름값…유통업계, 정부 조치 따른 완화 기대
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L)당 1900.65원, 경유는 1923.84원을 기록했다. 전날 대비 휘발유는 5.33원, 경유는 6.11원 상승한 수치다.
최근 중동 상황 여파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브렌트유 가격은 이날 아침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원유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유통업계는 우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현재 정부 7648만 배럴, 민간 재고 7383만 배럴 등 약 1억5700만 배럴의 원유·석유제품이 비축돼 있고,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로부터 총 8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긴급 도입하기로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어 향후 두세달간 문제가 없을 것으로 관측한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산업이 돌아가기 위해선 기름이 끓어져선 안 된다"며 "비축량이 모두 소진되면 국가가 가격 통제권을 상실하고 업계가 견딜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서겠지만, 그 전에 정부가 상황을 완화하지 않겠냐"고 했다.
배송 중단·물가 상승 우려…장기화 시 타격 불가피
다만 원윳값 급등은 곧 물가 상승으로 직결되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원윳값이 오르면 농산물 생산 및 수입 농·축·수산물 비용이 상승할 뿐 아니라 경유를 주로 사용하는 택배 화물차량 운영 비용이 오르게 된다.
특히 배송이 영업에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하는 e커머스는 자영업자인 배송 기사들이 기름값 상승에 부담을 느끼고 차량을 운행하지 않을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만일 중동 상황이 길어진다면 이들의 고통을 분담할 수 있는 업체와 아닌 업체로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넘어선 9일 경기 의왕시 의왕ICD 터미널에 화물차들이 주차돼 있다. 2026.3.9 © 뉴스1 김영운 기자
배달앱 업계는 라이더가 사용하는 이륜차의 연비가 높고 주유량이 적어 유류비 변동의 영향이 다른 운행 업종에 비해 미미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라이더 부담이 늘어 배달비 인상 요구로 이어지지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유가 인상, 추가 하락, 고환율 등 경기 침체로 이어져 소비 심리가 위축돼 외식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대형마트업계의 경우 국산 과일, 채소의 경우 유가 상승에 따라 물류비, 시설재배 시 생산비용이 상승할 수 있지만 물류비 반영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 단기적으로는 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일정 기온을 유지해야 하는 시설 재배 채소들의 경우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기름 사용량이 많지 않고, 수입 농·축·수산물 역시 기본적으로 일정 기간 이상 중장기 계약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사별 운임정책에 따라 유류할증료 등의 상승을 통해 일부 품목들의 경우 영향이 있을 수는 있다"며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해외 산지 생산비용 상승에 따른 원가 인상이나 선적 비용 재계약 시 운송료 상승에 따른 영향 등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 높다"고 밝혔다.
ysh@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