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영향으로 기름값이 2000원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자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 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10일 오전 서울 성북구의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판이 놓여 있다. 30년 만에 도입되는 최고가격제는 휘발유와 석유 제품의 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 못하도록 하는 제도로, 정부는 이번 주 구체적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2026.3.10 © 뉴스1 김민지 기자
미국·이란 전쟁의 후폭풍으로 연일 수직상승했던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1900원 초중반대에서 제동이 걸렸다. 정유업계가 출혈을 감수하고 휘발유와 경유의 공급가를 낮춘 영향인데, 정부가 이번 주 시행하는 석유 최고가격제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기름값 폭등 일단 멈춤…휘발유 1907원·경유 1931원
1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휘발유의 전국 평균 가격은 리터(L)당 1906.55원, 경유의 전국 평균 가격은 1930.95원으로 전날 대비 각각 3.88원, 4.49원씩 상승했다. 가격 인상 흐름은 여전하지만, 지난주 하루 최대 80원씩 치솟던 폭등세는 확연히 둔화했다.
가격 인상 폭이 가장 높았던 서울권 기름값도 일단 진정된 분위기다. 이날 오전 기준 휘발유의 서울 평균 가격은 1950.08원으로 전날보다 L당 0.55원 올랐다. 경유의 서울 평균 가격은 L당 1.69원 오른 1973.22원이다.
이날 시도별 최저가 주유소는 휘발유 기준 △서울 SK에너지 직영 상계주유소(1769원) △경기 SK에너지 내각주유소(1715원) △인천 SK에너지 봉수대로주유소(1750원) △강원 SK에너지 혁신주유소(1737원) △부산 GS칼텍스 강변주유소(1730원) △대구 GS칼텍스 유천IC주유소(1758원) △광주 HD현대오일뱅크 직영 학운 IC주유소(1759원) △대전 HD현대오일뱅크 직영 동원주유소(1734원) 등이다.
경유 최저가 주유소는 △서울 SK에너지 직영 상계주유소(1699원) △경기 원창경성주유소(1599원) △인천 백마외포리주유소(1699원) △강원 고씨굴주유소(1590원) △부산 GS칼텍스 강변주유소(1705원) △대구 GS칼텍스 유천IC주유소(1700원) △광주 SK에너지 보람주유소(1719원) △대전 HD현대오일뱅크 직영 동원주유소(1705원) 등이다.
휘발유는 경기 SK에너지 내각주유소가 L당 1715원으로 가장 쌌고, 경유는 강원 고씨굴주유소가 L당 1590원으로 가장 저렴하게 판매 중이다.
김용범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2026.3.10 © 뉴스1 이재명 기자
정유업계, 공급가 인하…석유 최고가격제 어떤 내용 담기나
주유소 기름값 상승세가 최근 둔화한 이유는 정유업계가 휘발유와 경유의 공급가를 낮춘 영향이 크다. 앞서 국내 석유 3단체는 지난 6일 "국제유가 급등에도 국내 주유소 기름값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며 자발적인 가격 조절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5일부터 주유소 공급 가격을 L당 휘발유는 최대 20원, 경유는 최대 150원가량 인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유소 업계도 마진폭을 상당 부분 축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국제 유가는 여전히 상승 중이란 점이다. 국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현물)는 9일 기준 배럴당 125달러로 6일(100.42달러)보다 24.58달러 상승했다. 국제 휘발유(92RON)은 9일 139.27달러, 국제 경유(0.001%)는 185.41달러로 1거래일 전보다 각각 26.14달러, 29.67달러씩 비싸졌다.
정유·주유소 업계가 일부 손해를 감수하고 국내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셈인데, 업계는 정부가 이번 주 시행하는 '석유 최고가격제'에 어떤 지원책이 담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전날(9일) 정유 4사 및 유관기관과 만나 논의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석유 최고가격제는 시장 가격에 정부가 규제를 가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정유사가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정부 고시에) 정유사의 손실보상, 또는 유류세 인하 등 지원책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