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8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전기차 무상 점검 당시 서울의 한 벤츠 공식 서비스센터에 입고된 전기차가 세워져 있다. 2024.8.14 © 뉴스1 박지혜 기자
전기차 상당수 모델에 다른 배터리 셀이 탑재됐음에도 이를 은폐하고 모든 전기차에 세계 1위 배터리 셀 제품을 탑재한 것처럼 판매지침을 내린 메르세데스-벤츠에 과징금 112억 원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독일 본사에 과징금 112억 3900만 원을 공동 부과하고, 양사를 검찰에 고발한다고 10일 밝혔다.
벤츠는 2023년 6월 딜러사들이 차량 판매 영업 시 활용할 수 있도록 벤츠 'EQE', 'EQS'의 판매지침을 제작해 배포했다.
벤츠는 EQE, EQS의 모든 전기차량에 세계 1위 배터리 셀 제조사인 CATL 제품을 탑재한 것처럼 판매지침을 만들었다.
해당 판매지침을 보면, 파라시스 배터리 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벤츠가) CATL을 선택한 이유', '업계 최고의 기술력', '전세계 시장점유율 1위' 등 CATL 배터리 셀의 우수성·장점만 기재됐다. 심지어 배터리 셀 제조사 관련 소비자 질의에는 CATL 배터리 셀의 우수성을 강조해 차량 판매 영업을 하라고 딜러사에 안내하기도 했다.
그러나 판매지침 내용과 달리 당시 출시된 EQE 차량 6개 모델 중 4개 모델, EQS 차량 7개 모델 중 1개 모델에는 파라시스 배터리 셀이 탑재됐다.
[자료]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2024.11.12 © 뉴스1 김기남 기자
파라시스 제품은 지난 2024년 8월 인천 지하 주차장 벤츠 전기차 화재 사고 당시 차량에 탑재된 제품이다.
반면 CATL은 전세계 배터리 셀 점유율 1위 사업자로, 파라시스에 비해 시장점유율·인지도·기술력 등 측면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황원철 공정위 상임위원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파라시스의 경우 벤츠 EQ 전기차 국내 출시 이전인 2021년 3월 중국에서 배터리 화재 위험으로 대규모 리콜된 이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벤츠는 파라시스 배터리 셀 탑재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판매지침에 은폐·누락했다.
벤츠코리아는 해당 판매지침을 딜러사에 전파하고, 영업 과정에서 적극 활용하도록 지시했다. 심지어 이를 딜러사 교육자료로 활용하기도 했다.
벤츠코리아는 독일 본사에 판매지침의 주요 내용을 보고하고 본사에 배터리 관련 내용 등의 보완을 요청했다. 독일 본사는 해당 지침을 우수 사례로 선정해 다른 나라에도 소개·전파하는 한편, 벤츠코리아가 이를 내부 교육플랫폼에 게재해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등 법 위반 행위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했다.
법 위반 기간 파라시스 배터리 셀이 탑재된 차량은 약 3000대 판매됐고, 판매 금액은 약 2810억 원이다.
황 위원은 "자동차 제조·판매업자가 전기차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를 누락·은폐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를 제재한 첫 사례"라며 "공정위의 이번 재가 피해 차주들의 손해배상소송 등을 통한 피해 구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공정위는 차량을 직접 판매한 딜러사는 제재 대상에서 제외했다.
황 위원은 "딜러사는 CATL 제품만 탑재된 걸로 이해하고 있었고, 실제로 그런 증거들도 민원인과의 대화 녹취록, 딜러사들이 벤츠에 보낸 카카오톡 자료 이런 것 등을 통해서 확인이 됐다"며 "딜러사는 수단·도구로만 활용됐다고 봐서 제재 대상에서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ir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