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주택가 전기계량기의 모습. © 뉴스1 DB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이 계절·시간대별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전기를 많이 쓰는 업종을 중심으로 생산 전략 재수립에 착수했다. 특히 반도체와 석유화학, 철강 등 공장을 24시간 가동하는 업체들은 이번 개편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뮬레이션에 착수했다.
경제계는 낮 시간대 인하 폭이 밤 시간대 인상 폭보다 크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는 업체들은 향후 2~3일정도 야간 전력 사용량 등을 정확하게 측정한 후 계산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13일 낮 시간대 산업용 전기요금을 1kWh(킬로와트시) 당 최대 16.9원 인하하고 밤 시간에는 5.1원 인상하기로 했다. 개편안은 전력 공급 능력이 증가하는 낮 시간 요금을 낮추고 상대적으로 수요가 상승하는 저녁 심야 시간 요금을 높여 낮 시간대로 전력 소비를 유인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정부는 그간 산업계 간담회 등을 통해 수렴한 기업 의견을 이번 개편안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산업용(을)을 적용받는 기업의 약 97%에 해당하는 3만 8000여개 사(사업장 기준)가 요금이 하락할 것이라고 했다.
경제계에선 업종별 인하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 요금을 인하하는 주간에 주로 공장을 가동하는 기업은 전기요금이 절감되겠지만 심야 시간에 전기를 많이 쓰는 업종은 기대만큼 큰 효과가 없고 되레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주간에 전기 사용이 많은 업종은 인하 효과가 있지만 심야 시간에 전기 사용이 많은 업종의 부담은 커질 것"이라며 "야간 전기 사용이 많은 업종에서 (주간 위주의) 공장 가동으로 변화가 없다면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선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계는 다른 산업에 비해 밤 시간대 전력 사용량이 많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일부 회사를 제외하고는 야간이나 주말에 전력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구조"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요금 인하 폭이 인상 폭보다 크기 때문에 수치상으로만 놓고 볼 때 인하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야간에도 공장을 가동하기에 시뮬레이션을 돌려봐야 이득이 될지, 손해가 될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석화 업계 관계자 역시 "24시간 공장을 가동하기에 회사 차원에서 며칠 동안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는 반도체 업계에선 전기료 개편 효과에 따른 실익을 확인하고 있다. 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수치상으로 보면 긍정적이겠지만 검토가 필요하다"며 "내부적으로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극단적으로 인하 효과가 있다고 보기에는 제한적"이라며 "회사에서 장기적으로 득이 클지, 실이 클 것인지 시뮬레이션을 돌려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심야 전력 요금 요율이 증가했지만 다른 부분으로 다소 보정도 되기에 (유불리를) 검토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24시간 공장을 가동하기에 효과가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전기 요금이 낮은 심야 시간에 (전기를 많이 사용할 수 있게) 시스템을 설정해 놓았기에 조정을 해야 (전기 요금 인하 효과가) 크겠지만 회사에서 검토를 해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에선 "야간 요금 인상 시 비용 부담이 가중된다"며 "산업 경쟁력 보호를 위해 지역별 차등 요금제 조기 시행, 연료비 조정 요금 정상화 등 합리적인 전력 요금 체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도 "주간 요금 인하가 된 부분은 기업에 조금의 도움은 될 수 있지만 야간 요금이 인상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득실 여부를) 측정해 봐야겠지만 24시간 공장 가동을 하는 특성을 고려할 때 큰 혜택으로 작용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goodda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