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정숙함의 시대에 로터스가 내놓은 미드십 엔진 스포츠카 ‘에미라’는 고요한 도로 위에서 야성적으로 울부짖는 한 마리 맹수에 가깝다.
로터스 미드십 엔진 스포츠카 에미라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외관은 마치 자동차계의 아이돌 스타를 보는 듯하다. 강렬한 붉은 색 차체는 세련되면서도 경쾌한 인상을 준다. 날렵한 ‘L’자형 LED 헤드램프와 보닛 위 공기 배출구는 기능과 미학을 동시에 잡았다. 공기가 흘러 엔진룸과 뒤쪽으로 빠져나가도록 설계된 입체적 곡선은 마치 바람과 어우러져 춤추는 듯한 느낌을 준다.
로터스 미드십 엔진 스포츠카 에미라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전고 1226mm의 낮은 차체 덕분에 전방 시야가 노면 가까이 깔린다. 운전자를 단단히 감싸는 시트와 조작부는 전투기 조종석에 앉은 듯한 몰입감을 완성한다. 시동 버튼을 누르려면 붉은색 플립 커버를 먼저 젖혀야 한다. 전투기가 출격을 준비하는 순간처럼 묘한 긴장과 설렘을 동시에 안겨준다.
로터스 미드십 엔진 스포츠카 에미라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엑셀러레이터를 밟는 순간 로터스의 영국식 고집이 단번에 드러난다. 엔진이 움직이는 감각이 소리와 진동을 통해 운전자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자동차와 운전자가 한몸이 된듯한 물아일체감의 시작이다.
로터스 미드십 엔진 스포츠카 에미라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엑셀러레이터를 밟으면 뒤쪽 엔진룸에서 터보가 공기를 빨아들이는 ‘쉬익’ 하는 흡기음이 또렷하게 올라온다. 발끝의 미세한 움직임이 그대로 바퀴로 전해지는 감각이 반복된다. 자동차의 호흡이 곧 운전자의 호흡이 된다. 여기에 묵직한 유압식 스티어링까지 더해지며 차를 다루는 찰진 손맛은 더욱 강렬해진다.
로터스 미드십 엔진 스포츠카 에미라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체감 가속력이 유난히 경쾌한 것도 기분 탓만은 아니다. 에미라 2.0 터보 DCT 모델은 최고출력 364마력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4.4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심지어 공차중량은 1450kg에 불과하다. 현대자동차 쏘나타 중량이 약 1440kg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 납작한 차체에 출력은 2배인 에미라는 얼마나 가뿐하게 움직일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로터스 미드십 엔진 스포츠카 에미라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물론 불편한 점을 본격적으로 꼽아보라고 한다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전고와 시트 위치가 너무 낮아 차에 타고 내릴 때마다 몸을 한껏 숙여야 한다.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온다. 운전석 레그룸도 넉넉하지 않아 왼발을 편하게 뻗을 공간도 마땅치 않다. 3인승은커녕 단 2명만 탈 수 있고, 그마저도 동승자는 장시간 탑승하면 적잖은 피로를 느낄 수밖에 없어 보인다.
로터스 미드십 엔진 스포츠카 에미라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하지만 애초에 에미라는 실용성과 정숙성을 위해 만들어진 차가 아니다. 오롯이 운전의 즐거움을 극대화하기 위해 태어난 스포츠카다. 자동차와 한 몸이 되는 듯 물아일체의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면 이 정도 불편함은 충분히 감수할 만한 대가다.
에미라의 가격은 1억 4990만원이다. 3억원 이상 슈퍼카에서나 기대할 법한 압도적인 실루엣과 감성을 제공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