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지금 ‘물가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민생경제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물가 안정’을 기치로 내걸었다. 생활물가 상승의 주범은 ‘담합(카르텔)’이란 점을 분명히하며, 시장을 향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반복해 던지고 있다.
이 같은 메시지는 엄포에 그치지 않았다. 곧장 집행으로 이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민생과 직결된 품목을 겨냥한 담합 조사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유류업계뿐 아니라 설탕·밀가루에 이어 제분 등 주요 식품 원재료와 교복 등 생활 밀착 품목까지 담합 의혹을 들여다보며 고강도 제재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시장도 반응했다. 유가와 환율 상승을 이유로 원가 부담을 강조하며 버티던 식품업계가 식용유·라면·과자 등 제품 가격 줄인하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민생물가 특별관리’ 명목으로 식품업계를 소집한 지 불과 일주일 만이다. ‘석유 가격 상한제’ 도입으로 유류 가격 역시 안정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이 총대를 메고 정부 관계 부처가 발을 맞추자 시장도 움직이기 시작한 셈이다.
물론 정부가 민간 시장 가격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 등 기업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비용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담합은 경쟁을 제한해 시장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대표적인 불공정 행위다. 이를 바로잡는 것은 시장 질서를 정상화하는 과정에 가깝다. 설탕과 밀가루 등 잇따른 담합 제재로 낮아진 원재료 가격이 가공식품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도 이런 변화의 흐름이다. 담합으로 일부 기업이 누려온 부당이익이 서민들이 즐겨 찾는 제품 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대목이다.
물가 안정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그러나 시장 경쟁 질서를 바로 세우는 일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번 ‘물가와의 전쟁’이 일회성 단속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에 깊숙이 자리한 담합이라는 시장 경제의 암적 존재를 뿌리뽑는 계기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