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르그섬 타격 '유가·환율' 불안…코스피 '현기증 장세' 우려

경제

뉴스1,

2026년 3월 16일, 오전 06:00


중동 사태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이 이란의 '역린'으로 꼽히는 하르그섬을 타격하면서 '유가 100달러·환율 1500원'에 도달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저가 매수를 위한 외국인·기관 자금 유입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지만,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마감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석유 수출량의 90%가 거쳐 가는 핵심 원유 터미널인 하르그섬의 군사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레드 라인'으로 간주하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던 하르그섬에 공격을 개시하면서 사태가 또다른 국면에 진입했다.

지난 9일 코스피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이후 하루 만인 10일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종결' 발언에 지수가 5% 이상 급등하는 등 중동발(發) 리스크에 크게 출렁거렸다. 지난 13일에는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에 장 초반 3% 이상 급락했지만 최종 1.72% 하락하는 등 주 후반부에는 리스크에 점차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주말 동안 미국-이란의 전황이 안갯속으로 진입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다음주(3월 셋째주) 매우 강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예고했고, 이란은 중국 선박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허가하는 등 중국과의 결속을 통해 사태 장기화를 대비하고 있다.


시장에선 전세계 석유 공급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하르그섬이 공격받으며 이미 배럴당 100달러 선에 도달한 국제유가가 더욱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이란 원유 수출의 대부분이 중국으로 향한다는 점에서, 물량 확보에 차질이 생긴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확산돼 이번 사태가 더욱 확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환율도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3일 1493.7원으로 마감한 달러·원 환율은 이날 야간 1500.9원을 기록하며 1500원 선을 건드렸다. 지난 14일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구두 개입을 할 수도 있다"며 고점 방어에 나섰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에 따라 언제든지 1500원 이상 치솟을 것이란 관측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시장에선 미국-이란 갈등이 단기간에 해결될 것이란 기대가 옅어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동 갈등 심화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에 1500원대 환율까지 겹치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미국 국채 및 국고채 금리가 높아지는 만큼, 외국인이 위험 자산의 비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한국 주식의 비중을 낮춰 현재 각종 악재에도 버티는 코스피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국인은 코스피 투자시 달러·원 환전을 반복해야 하기에 환율 변동성에 부정적인 점도 자금 이탈 가능성을 높인다.

다만 일각에선 지난주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13일 기준 지수가 고점 대비 13% 하락한 수준인 만큼 저가 매수를 노리는 외국인·기관 자금이 다시 유입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대외 역풍은 거세지만, 그동안 코스피를 이끌어 온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개선이 여전히 유효한 점도 증시 개선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고유가와 기준금리 인상이 무조건적인 지수의 추세적인 하락 국면 진입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오는 4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상치에 부합할 경우, 글로벌 경기사이클 확장 유지를 기반으로 지수는 상승 추세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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