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총장에 입장하기 위해 주주확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3.18 © 뉴스1 김영운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18일 롤러코스터 같은 하루를 보냈다. 이날 오전 주주총회에서는 주주들의 격려와 박수가 이어졌지만 오후에는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인공지능(AI) 호황에 주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가 노조 파업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진정한 삼성이 돌아왔다"…1년 사이 분위기 반전된 주총장
이날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는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전시를 보며 설명을 듣는 삼성전자 주주들로 북적였다.
이곳에서 열린 제57기 정기주주총회에는 1200여 명의 주주가 참석해 총회장을 가득 채웠다.
주총 의장을 맡은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작년 이 자리에서 HBM4를 양산하고 메모리 경쟁력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어느 정도 지킨 것 같다"며 부활을 알렸다.
전 부회장은 "더 노력해 과거와 같은 차별화된 근원적 기술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며 지난해 달성한 최대 실적에 안주하지 않겠다고 했다.
주주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주가를 올려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1년 전 주총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지난해 주총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경쟁력 실기에 따른 납품 지연 등으로 주가가 부진하자 질타가 쏟아졌다.
하지만 올해 주총은 삼성전자 주가가 20만 원대를 넘긴 덕에 주주들 얼굴에 웃음꽃이 만연했다. 전날 AI 반도체 큰손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삼성전자에 감사를 표한 것도 주가를 부양했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지난해 실적을 보고한 후 경쟁 우위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전 부회장은 "올해 반도체 시장에 대해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 효율 및 생산성 향상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주주가치 제고 역시 약속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주주들의 격려가 이어졌다.
삼성 13개 계열사 연합 노조인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소속 관계자들이 30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성과급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2025 9.30 © 뉴스1 최동현 기자
삼성전자 노조, 투표자 중 93.08% 찬성…5월 총파업 수순
기쁨도 잠시, 오후가 되자 삼성전자는 분위기는 180도 돌변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 수순을 밟으면서다. 극찬이 쏟아진 주총장과 상반된 분위기였다.
이날 삼성전자 노조 3개 단체(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노조·전국삼성전자노조·삼성전자노조동행)로 구성된 공동투쟁본부는 지난 9일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진행한 2026년 임금교섭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노조 조합원 총 8만 9874명 중 6만 6019명(73.46%)이 투표해 6만 1456명(93.08%)이 파업에 찬성했다.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공동투쟁본부는 4월 23일 집회를 열고 5월 총파업을 통해 사측을 단계적으로 압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2024년 7월 이후 2년 만이자 1969년 삼성전자 창사 이래 두 번째 파업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 성과급 상한 폐지, 임금 인상률 등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년에 한 번 초과이익분배금(OPI)을 지급하는데 연봉 50%를 상한으로 두고 경제적 부가가치 지표라는 EVA를 기준으로 금액을 산정한다.
삼성전자 노조는 SK하이닉스와 비슷한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고 성과급 상한도 폐지했다.
사측은 성과급 상한 폐지가 성장 재원을 축소하고 주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임금 인상률을 두고도 노조는 7%, 사측은 6.2%를 주장하고 있다.
노사 간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삼성전자 총직원 13만 명 중 절반가량이 총파업에 나설 시 공장 가동이 멈출 수 있어서다.
다만 노사 간 갈등이 극적으로 타협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2026년 임금협상을 원만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상한 폐지 의사가 있으면 협상 여지는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jinny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