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동결하고, 중동 사태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은행은 연준이 당분간 중동 변수와 경제 지표를 지켜보며 금리 인하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것으로 보는 한편,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를 전반적으로 매파적(hawkish)으로 평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19일 '2026년 3월 FOMC 회의 결과' 자료에서 "연준은 중동 상황 변화와 경제 지표들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금리 인하 필요 여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FOMC 정책결정문에 큰 변화가 없었으나, SEP상 정책금리 분포가 좁아진 점과 제롬 파월(Jerome Powell) 의장이 중동 사태의 영향을 지켜볼 필요성을 강조한 점을 주요 근거로 들었다.
연준은 17~18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3.50%~3.75%로 유지하기로 11대 1로 결정했다. 이는 2회 연속 동결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이번 금리 동결 결정에서는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만이 25bp 인하를 주장하며 소수의견을 냈다.
경제전망(SEP)에서는 올해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전망이 모두 상향 조정됐으며, 정책금리 점도표(dot plot)는 중간값 기준 올해 말 3.4% 수준이 유지됐다.
정책결정문에서는 실업률 관련 표현이 일부 수정됐고, 중동 상황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하다는 문구가 새롭게 추가됐다.
연준은 회의 후 성명에서 "중동 정세 변화가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지만, 경제에 미칠 영향의 규모와 지속 기간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에너지 순수출국인 만큼 유가 급등의 충격이 일부 상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한은 뉴욕사무소가 발표한 '3월 FOMC 시장반응' 자료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에 따르면 시장참가자들은 이번 FOMC 결과를 전반적으로 매파적으로 해석했다. 정책금리는 예상대로 동결됐지만,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1명에 그친 데다 경제전망에서 인플레이션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방 리스크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언급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월러 이사가 인하를 지지하지 않는다면 향후 통화정책 완화 여지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봤다. 기자회견 역시 매파적 성격이 강했으며,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에 대한 언급이 노동시장 하방 위험보다 더 강조됐다고 평가했다.
씨티는 성장률과 근원 인플레이션 전망이 상향됐음에도 단기 점도표 중간값이 유지된 점을 두고 완화적 반응 함수로 해석했다. 다만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이러한 완화적 신호를 일부 희석하려 했다고 분석했다.
씨티는 근원 상품 인플레이션 둔화 여부가 금리 인하 판단의 핵심 변수라면서도, 실업률 상승을 감안할 때 올해 후반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6월·7월·9월 각각 25bp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웰스파고는 중동 관련 불확실성 언급은 향후 정책 선택지를 열어둔 수준에 그쳤으며, 단기 점도표에도 변화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장기 금리 전망이 3.0%에서 3.125%로 상향된 점은 주목할 변화로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노동시장 평가 변화가 있었지만 이는 단순 업데이트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중동 리스크를 인정하면서도 정책 방향성은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정책결정문이 전반적으로 중립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유가 상승을 구조적 공급 충격으로 강하게 해석하지 않은 점에서 매파적 대응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헤드라인 물가 전망 상향에도 금리 인하 경로가 유지된 점은 유가 충격을 일시적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