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매파 동결'에 한은 동결 장기화…중동 변수에 통화정책 불확실성↑

경제

뉴스1,

2026년 3월 19일, 오전 11:47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신호를 보내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에도 한층 힘이 실리게 됐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경계감을 늦추지 않으면서 한은의 금리 인하 명분이 약화된데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물가 상방 압력이 커져 최악의 경우 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9일 한은 등에 따르면 연준은 17~18일(현지시간) 열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은 지난번 2명에서 1명(스티븐 마이런 이사)으로 줄었다. 연준은 경제전망요약(SEP)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과 근원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2.4%, 2.7%로 상향 조정하고, 장기 정책금리 전망치도 기존 3.0%에서 3.1%로 높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중동 상황의 경제적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인플레이션 진전이 보이지 않으면 금리 인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美 '매파적 동결'…한은 동결 장기화 전망 힘 실려
연준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이어가면서 한은 역시 당분간 현 수준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길게 가져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인하 기대가 후퇴한 만큼, 한은 역시 인하에 나설 명분이 더욱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3월 FOMC 점도표의 올해 금리 전망 중간값은 변동이 없었지만, 연준 내부의 물가 우려는 커졌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위원 수와 1회 인하를 주장하는 위원 수가 7명으로 동일해 연준 내부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분명히 존재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 역시 연준의 기조를 매파적으로 평가하며 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췄다.

한은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오버슈팅과 기대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고 평가했다.

도이치뱅크(DB)는 "관세 영향이 줄어들면서 근원 상품 인플레이션 하락의 진전이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한 점이 가장 중요했다"며 향후 인하 경로가 불투명해졌다고 진단했다.


중동발 유가 불안에 물가 상방 압력…전쟁 장기화 시 금리 인상 검토 가능성도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은 향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상황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이번 성명서에 중동 상황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불확실성을 명시한 점을 짚으며 "에너지 가격과 공급망에 미칠 파급 효과를 실질적 꼬리 위험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한은 역시 중동 사태의 향방에 따라 통화정책이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 구조상 고유가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어 한은의 매파적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도 크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유가의 충격은 미국보다 한국이 더 클 수밖에 없는 경제 구조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역시 매파적 기조가 재부각될 여지가 높다"며 "한은의 연내 금리 인상 우려가 높아졌다고 판단하며 3월 FOMC 결과는 이러한 전망을 보다 강화할 재료"라고 분석했다.

한은 금통위 내부에서도 매파적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황건일 금통위원은 최근 중동 사태로 인해 대외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향후 통화정책은 특정 방향으로 기대를 형성하기보다, 대내외 여건 변화와 경제지표 등을 지켜보면서 당분간 신중한 중립 기조를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수형 금통위원도 "2월에 발표한 점도표는 전쟁이 고려되지 않은 결과로, 현재는 그때보다 물가 상방과 성장률 하방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라고 짚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 유가가 급등해 국내 수입 물가를 밀어 올릴 경우, 이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NH금융연구소는 이란 전쟁이 1년간 이어질 경우 한은이 경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 기조를 동결에서 인하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전쟁이 1년 이상 길어지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오히려 통화정책의 중심이 경기 부진 완화에서 인플레이션 억제로 바뀌어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간밤 미 FOMC 회의 결과로 연준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며 "중동 지역 정세 불안 지속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유 부총재는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도 높은 변동성이 지속하는 만큼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과 이에 따른 금융·경제 영향을 점검하고 필요시 시장 안정화 조치 등을 통해 적기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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