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석유화학단지에 있는 한 공장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20일 발표한 코멘트 자료를 통해 “여수공장 관련 자산 및 차입금이 통합법인으로 이관될 경우 롯데케미칼의 연결 차입금 축소와 손실 축소가 기대된다”며 “여천NCC 역시 설비 이관에 따른 자본 확충으로 재무안정성 지표의 긍정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재편 계획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여수공장 일부(NCC 및 다운스트림 중 일부)를 물적분할해 여천NCC와 합병 절차를 밟는다. 한화솔루션은 폴리에틸렌(PE) 및 석유수지 사업을, DL케미칼은 PE 사업을 여천NCC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이다. 이후 롯데케미칼이 여천NCC의 신주를 취득해 최종적으로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3사가 여천NCC 지분을 각각 3분의 1씩 동일하게 보유하며 공동으로 지배하는 구조를 갖추게 된다.
한신평은 롯데케미칼의 경우 여수공장 실적이 연결손익에서 제외되면서 전체적인 손실 규모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여수공장은 에틸렌 생산능력이 123만t에 달하는 국내 최대 업스트림 설비지만, 중국의 대규모 증설 부담 등 업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아 수익성이 매우 저조한 상태다.
실제 롯데케미칼 기초화학 부문은 2024년과 2025년 각각 8500억원대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이 중 절반가량이 국내 NCC 설비에서 발생했다. 앞서 진행된 대산에 이어 여수공장까지 사업재편이 완료되면 적자 폭을 크게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여천NCC도 2022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부채비율이 345.8%(2025년 9월 말 기준)까지 치솟는 등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으나, 이번 합병과 현물출자를 통해 자본을 대거 확충하게 된다. 기존 업스트림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PE 등 다운스트림 제품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이뤄져 운영 효율성 제고와 중복 비용 절감 등의 시너지 창출도 예상된다.
다만 최근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공급과잉 기조는 통합법인의 앞날에 주요 변수로 꼽힌다. 롯데케미칼과 여천NCC 모두 중동 원재료 조달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최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로 원재료 조달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여천NCC는 이달 4일 고객사에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고 저율 가동을 지속 중이며, 롯데케미칼 역시 이달부터 가동률을 하향 조정해 단기적인 수익성 하방 압력이 확대됐다.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의 PE 수익성 역시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저하된 상황이라 시너지 창출 수준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
김호섭 한신평 연구위원은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을 감안할 때 통합법인 출범 이후 단기간 내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업스트림 설비 축소 과정에서 손상차손 인식도 예상된다”며 “시장성 차입금 및 운영자금, 고부가 제품 확대 등을 감안한 충분한 정부의 금융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산 사업재편 사례와 유사하게 협약채무 상환유예, 신규자금 및 영구채 발행 지원 등이 발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합법인으로 이관되는 자산 및 부채 규모, 주주사들의 추가 출자 실행 여부 등 실질적인 재무부담 완화 효과와 구체적인 수익성 개선 계획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