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SKIET, 공장 돌릴수록 빚만 쌓인다…경쟁력 훼손에 1000억 손상 처리

경제

이데일리,

2026년 3월 20일, 오후 07:37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IET)가 실적 악화와 미래 현금흐름 둔화 우려를 반영해 1001억원 규모의 자산에 대해 손상 처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연속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본업의 수익 창출력 약화가 SKIET의 가치 하락으로 직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분리막 사업이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로 수익성 개선에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SKIET의 부담은 더욱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폴란드 제1공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IET는 지난해 현금창출단위(CGU)에 대한 손상검사를 수행한 결과 1001억원에 달하는 유형자산 등 손상차손을 기타영업외비용으로 장부에 반영했다.

특히 손상차손 총액의 대부분인 약 983억원이 건물(474억원)과 기계장치(435억원) 등 핵심 생산 설비와 직결된 유형자산에서 발생해 가동률 저하 등 본업의 타격이 고스란히 장부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상차손은 기업의 자산 가치가 시장 환경 변화나 실적 부진 등으로 인해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보다 현저히 낮아질 것으로 예상될 때 이를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 기준이다. 이는 회사가 보유한 자산으로 향후 벌어들일 기대 수익이 현재의 장부금액을 크게 밑돈다는 의미로 단순한 일회성 비용 반영을 넘어, 주력 사업인 분리막 부문의 근본적인 시장 경쟁력이 약화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SKIET의 이번 대규모 자산 상각은 중장기적인 사업 회복에 대한 내부의 짙은 위기감과 보수적인 시각이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SKIET는 이번 현금창출단위 손상평가에서 향후 5년간의 사업계획을 바탕으로 미래 현금흐름을 추정하며 할인율 8.8%를 적용했다.

할인율이 높을수록 미래 현금창출력에 대한 위험을 보수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간주된다. 전방 산업의 수요 정체와 불확실성을 가치 산정에 반영한 결과다.

SKIET가 대규모 손상차손을 반영한 것은 실적 부진의 연장선에 있다. SKIET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2463억원으로 2024년 2909억원에 이어 2년 연속 2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23년 6483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2024년 2178억원으로 급감한 뒤 지난해 2618억원을 기록해 2000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욱 문제는 SKIET가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SKIET의 매출원가는 4093억원으로 매출을 훌쩍 뛰어넘었다.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할수록 오히려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힌 셈이다. 대규모 손상차손과 영업적자의 여파로 당기순손실 역시 2114억원을 기록해 수익성 악화 기조가 굳어지고 있다.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재무 건전성 지표에도 짙은 먹구름이 끼었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이 고갈되면서 외부 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SKIET의 총 차입금 규모는 1조 6914억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단기차입금 1691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 3274억원, 유동성사채 949억원 등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성 차입금만 약 5916억원으로 유동성 압박이 거세다. 여기에 장기차입금 7083억원, 사채 3888억원, 리스부채 등이 얹어졌다.

이에 따라 총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을 나타내는 차입금의존도는 38.5%까지 치솟았다.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을 걷어낸 순차입금 규모는 1조2377억원으로, 자본총계 대비 순차입금비율이 47.6%에 육박한다. 통상 적정 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비율을 30%, 50%로 본다는 점에서 재무적 부담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현금흐름도 좋지 않다. 기업의 실제 자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잉여현금흐름(FCF)은 심각한 마이너스(-) 상태다. 즉 SKIET는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이는 돈보다 유출되는 돈이 많은 셈이다.

지난해 SKIET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33억원으로 전년(-872억원)에 이어 순유출이 이어졌다. 영업으로 현금을 벌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필수적인 설비 투자 명목의 자본적지출(CAPEX)로 약 1214억원이 지출됐다. 그 결과 지난해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1548억원을 기록했다.

본업에서 현금을 창출하지 못해 잉여현금흐름 적자가 누적되고 이를 메우기 위해 차입을 늘려 다시 이자 비용 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 셈이다. 재무활동을 통해 약 2998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본을 수혈했지만 현금 가뭄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한편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전환사채(CB) 발행 등 다양한 조달 방안을 고민 중이다. 다만 CB발행의 경우 시장의 투심 약화로 계획을 철회하면서 다른 차입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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