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대신 BTS 순례"…1억 팬덤 발길에 고궁·지역 명소 '들썩'

경제

뉴스1,

2026년 3월 21일, 오전 06:10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을 이틀 앞둔 19일 부산 서구 감천문화마을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부산이 고향인 BTS 멤버 정국·지민이 그려진 대형 벽화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3.19 © 뉴스1 윤일지 기자
방탄소년단(BTS)이 머문 자리라면 어디든 여행지가 된다. 21일 BTS의 완전체 공연을 앞두고 스타 발자취를 따라 한국 전역을 일주하는 이른바 '아미 로드'가 활기를 띠고 있다.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의 누적 가입자 1억 명에 달하는 글로벌 팬덤의 시선이 100년 만에 제 모습을 찾은 광화문 월대(궁궐 주요 전각에 조성된 넓은 기단)와 국왕이 걷던 어도로 쏠리면서 한국 관광의 무게중심도 고궁과 지역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관광업계에 따르면 이번 공연을 기점으로 외래 관광객 여정은 스타 발자취를 따라가는 정교한 동선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경복궁 야간 관람이 시작된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근정전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2025.9.3 © 뉴스1 김진환 기자

월대에서 근정전까지 500m…고궁 투어의 핵심 경로 부상
BTS의 이번 공연의 무대인 광화문 월대와 경복궁 내부를 관통하는 약 500m 구간이 성지순례 핵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임금과 백성이 소통하던 상징적 공간인 월대에서 시작해 광화문 중앙문을 거쳐 국왕의 전용 통로인 어도를 따라 근정전으로 이어지는 이 직선 코스는 이번 공연의 오프닝 무대로 예고되며 전 세계 팬들에게 새로운 상징으로 각인될 준비를 마쳤다.

이미 팬들 사이에서는 지난 2020년 미국 NBC '지미 팰런쇼'의 배경이 된 근정전과 경회루를 이번 월대 코스와 하나로 묶는 투어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고궁 투어가 단순한 유적 관람을 넘어 스타가 서 있던 자리를 직접 밟아보고 시선을 공유하는 정서적 경험으로 진화하면서, 향후 고궁 야간 개방 등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해외 팬들의 수요는 더욱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3년 9개월 만에 컴백하는 방탄소년단(BTS)의 '아리랑' 공연을 이틀 앞둔 19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케이팝 굿즈샵에 '아리랑'을 소재로 한 굿즈가 진열돼 있다. 2026.3.19 © 뉴스1 오대일 기자

디지털 가이드가 설계한 '5일 순례'…일상으로 스며든 동선
인터파크트리플이 202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외래객의 한류 공연 티켓 재예매율은 42.0%에 달한다. 이처럼 높은 충성도를 가진 팬들은 단순 관람을 넘어 스타의 일상과 취향이 묻어나는 장소를 정교하게 찾아다니며 체류 기간을 늘리고 있다.

특히 레딧(Reddit) 등 해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5일간의 한국 순례 가이드'는 이들의 실질적인 지침서가 된다. 여정의 전반부는 '성공 서사'와 '예술적 취향'에 집중된다.

팬들은 용산 사옥 인근의 '하이브 인사이트'를 거쳐 RM의 단골 관람처로 알려진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과 리움미술관을 방문해 스타와 같은 시선을 공유한다.

이어지는 일정은 멤버들의 연습생 시절 추억이 깃든 논현동 학동공원과 '유정식당', 그리고 구사옥 인근의 '카페 휴가'로 이어진다.

여정의 후반부에는 제이홉의 조형물과 멤버별 벤치 정원이 조성된 서울숲을 산책하고, RM의 누나가 운영하는 성수동 카페나, 뷔의 사진으로 유명한 을지로의 다방 등 일상적인 공간을 파고든다. 마지막으로 숭례문과 노들섬 등 과거 공연지를 돌며 5일간의 서울 순례를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광주 북구 남도향토음식박물관 야외 테라스에서 열린 HOPE STREET & J-HOPE 일본 서포터즈 간 조형물 기탁·제막식에서 문인 북구청장과 HOPE-FULL PLACE 대표, 김은영 초록우산 광주지역 본부장이 제막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광주 북구 제공)2024.10.18 ©

평창 숲속부터 부산 고향까지…국토 전체가 순례지
성지순례의 열기는 서울을 넘어 전국으로 뻗어 나가는 모양새다. 팬들은 멤버들의 연고지를 직접 방문해 그들의 어린 시절 기록을 찾아내며 지역 관광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민과 정국의 고향인 부산 남구의 카페 메그네이트와 북구 만덕동 일대, 제이홉의 고향인 광주 펭귄마을, 슈가와 뷔의 연고지인 대구 비산동 벽화 거리 등은 이미 해외 팬들에게 필수 방문지로 안착했다.

특히 강원도 평창의 'BTS 인더숲' 촬영지는 멤버들이 누린 휴식을 그대로 체험하려는 수요가 몰리며 산간 지역임에도 높은 예약률을 기록하는 등 실질적인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강릉 주문진 향호해변의 버스정류장 역시 앨범 재킷 속 장면을 재현하려는 팬들로 인해 비성수기 없는 명소가 됐다.

장수청 미국 퍼듀대 교수 겸 야놀자리서치 원장은 "넷플릭스 생중계를 통해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송출될 이번 공연은 우리 역사와 문화를 동시에 알리는 일종의 '글로벌 팸투어'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한국을 방문하려는 팬의 욕구를 실제 실행으로 옮기게 만드는 강력한 성지순례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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