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 수 AMD CEO(왼쪽)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8일 서울 이태원 승지원에서 술잔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3.18 ⓒ 뉴스1
엔비디아가 개최한 AI·컴퓨팅 콘퍼런스 'GTC'와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통해 'K-반도체'의 위상을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없이는 AI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특히 오는 2030년까지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1년 단위 공급 계약이 아닌 5년 장기 공급계약(LTA)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요가 확보돼 수십조에 달하는 시설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빅테크 역시 일정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가격 급등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쏟아지는 빅테크 러브콜…반도체 주도권 확고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GTC에 참여해 엔비디아 '베라 루빈 플랫폼'의 메모리와 저장소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메모리 토털 솔루션 역량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엔비디아에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공급했다. 이어 추론 특화 AI 가속기 '그록 3' 언어처리장치(LPU)를 위탁생산(파운드리)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베라 루빈에 탑재되는 HBM4와 저전력 서버용 D램 모듈 신제품 SOCAMM2 등을 GTC에서 선보였다. 최신 GPU 모듈인 '그레이스 블랙웰'에는 하이닉스의 HBM3E가 적용된다.
또 다른 빅테크이자 엔비디아 대항마인 AMD 역시 국내 반도체 기업과 협업하기로 했다. 리사 수 CEO는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을 방문해 차세대 AI 메로리, 컴퓨팅 기술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AMD는 삼성전자를 HBM4 우선 공급 업체로 선정했다. 차세대 AI 가속기에 이를 탑재할 예정이다. 또 AI 데이터센터와 에픽 서버 CPU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성능 DDR5 메모리 설루션 분야에서도 협력한다.
황상준 메모리개발담당 부사장(왼쪽부터), 엔비디아 젠슨 황 CEO, 한진만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이 GTC 2026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전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3.17 © 뉴스1
마이크론 깜짝 실적…AI발 반도체 슈퍼 사이클 지속 증명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깜짝 실적은 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지속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여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역시 성장할 것이라는 지표 중 하나다.
마이크론 2026회계연도(2025년 12월~2026년 2월) 2분기 매출은 238억 6000만 달러(약 35조 9100억 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96.4% 증가한 규모다. 직전 분기보다는 74.9% 늘었다. 영업이익은 161억 4000만 달러(약 24조 2000억 원)로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마이크론 실적은 메모리 중심 반도체 산업이 호황이라는 것을 수치로 입증한 결과로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더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실적 예상치(컨센서스)는 매출 522조 8000억 원, 영업이익 197조 7100억 원이다. 각각 전년 대비 56.7%, 353.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SK하이닉스의 연간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33조 5300억 원, 영업이익 164조 1000억 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0.4%, 영업이익은 247.6% 급증한 규모다.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 사흘차인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호텔에 마련된 SK하이닉스 전시관에서 '프레스투어' 참석자가 'HBM4 48G 16Hi'를 촬영하고 있다. 2026.1.9 ⓒ 뉴스1 황기선 기자
2030년까지 공급 부족…장기계약 패러다임 전환
메모리 반도체 호황은 공급계약 관행까지 바꾸고 있다. 1년 단위가 아닌 5년 단위 계약이 확산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5년 단위의 전략적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밝혔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유사한 구조의 LTA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제조 속도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은 현재 주요 고객 수요의 50~67%만 충족이 가능하다면서 공급 부족 기조가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203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손인준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3~5년 단위 계약은 주요 가속기 업체를 대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메모리 업계가 장기 수요 가시성을 확보하는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ji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