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 본원에서 제1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열었다.(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최근 신용융자와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으로 ‘빚투’(빚 내서 투자)가 급증하자, 금융감독원이 금융권에 경고장을 날렸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금융사가 ‘빚투’를 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또 최근 인터넷은행들이 잇따라 전산사고를 내자, 내부통제 미흡으로 사고 발생시 패널티를 세게 물겠다고 엄포를 놨다.
금감원은 지난 20일 금융권 관계자들을 불러모아 이찬진 금감원장 주재로 제1차 ‘소비자위험대응 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고 22일 밝혔다.
◇“고령자 빚투 리스크 막아라”…금감원에 주문
금감원은 가장 먼저 모든 금융업권 신용대출 현황을 종합 점검하고, 은행권이 다루는 고위험상품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정기·수시 검사에서 살펴보기로 했다. 최근 주가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고령층의 증권사 신용융자 잔고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전반적인 레버리지 수준을 살펴보기 위해 전 금융권에 걸쳐 나타나는 잠재적 빚투 지표를 점검한다. 은행권의 신용대출·예금담보대출, 저축은행의 스탁론, 카드사의 카드론, 보험사의 약관대출을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금융회사가 취급 중인 여신상품의 한도 및 연체율 등 리스크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최근 시중자금이 은행 창구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신탁과 지수연동예금(ELD) 같은 투자형 상품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흐름에 대해서도 주가연계상품 판매사 간담회를 여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세훈 수석부원장은 회의를 마친 후 취재진을 만나 “시장 수요와 무관하게 금융회사의 실적 확장을 위해 판매 경쟁이 일어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어 실적경쟁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불완전판매 소비자피해를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금감원 정기·수시 검사에서도 레버리지 상품 등 고위험상품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중점 점검하기로 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홍콩H지수 ELS 제재는 여러 사유로 감경을 고려했으나 앞으로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일체의 감경을 고려하지 않고 법에서 정한 제재 수준 그대로 부과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내부통제 미흡으로 전산사고 발생시 금전전 제재
아울러 최근 빈발하게 발생한 금융권 전산사고의 재발 방지를 당부했다. 특히 이찬진 원장은 “내부통제 미흡으로 전산사고가 발생할 경우, 금전적 패널티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의 MTS 계좌잔고 서비스 오류, 토스뱅크의 ‘반값 엔화 환전 사태’, 카카오뱅크의 앱 접속장애 등 최근 금융사고 및 전산시스템 오류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서다. 협의회는 이에 대해 시장 변동성 확대로 거래가 급증하면서 실적 확대를 위한 마케팅 경쟁이 격화됐고, 이 과정에서 잦은 전산 변경과 테스트 미비로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협의회는 증권사 거래시스템(HTS, MTS) 및 은행 환전시스템 등 금융회사 전산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자체점검을 주문하는 동시에 향후 IT 부문 금융 안정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세훈 수석부원장은 협의회 종료 후 브리핑에서 “최근 발생하는 사고들이 은행·보험 같은 전통적 금융회사가 아닌 빅테크, 가상자산 사업자, 인터넷뱅크 같은 후발 주자들에 집중돼 있다”며 “내부통제 시스템 미흡으로 전산사고 발생시 과징금 등 금전적 패널티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