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가전제품 매장에 TV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가전사업은 지난해 4분기 6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직전 분기 1000억원 손실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 늪에 빠진 것이다. 올해 누적 적자 규모가 최대 1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로 인해 VD 및 가전 부문의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LG전자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지난해 연간 75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가전과 TV 수익성 악화 영향으로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109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9년 만에 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는 일부 회복 조짐이 감지된다. 증권가에서는 생활가전(HS)사업본부와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사업본부가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그러나 연간 기준으로는 MS사업본부가 약 3000억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완연한 반등까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배경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치솟는 제조 원가가 자리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1억9481만 대로 전년 대비 0.6%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메모리, 디스플레이 패널 등 주요 부품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칩플레이션 현상이 글로벌 산업계에 만연한 데다 중동 전쟁으로 각종 원재료 가격이 폭등하고 있어서다.
완제품 산업 특성상 가격 대응이 쉽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 전쟁 등의 여파로 환율, 원자재, 물류비가 동시에 오른다고 해서 제품 가격을 확 인상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도 위협적이다. 과거 가성비 모델에 치중했던 중국 기업들이 기술력을 보강해 프리미엄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며 국내 기업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량 기준으로는 중국산 TV가 이미 한국을 사실상 제쳤다”며 “아직까지는 삼성과 LG의 수익성이 높아 매출 기준으로는 앞서고 있지만, 이마저 따라잡히는 것은 시간문제로 본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에 인공지능(AI) 가전과 홈 플랫폼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연결된 기기와 공간을 관리하는 서비스로 확장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의 스마트싱스, LG의 씽큐가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홈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며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보다는 장기적인 수익 구조를 만드는 전략적 전환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