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가격 '고공행진'에…불붙는 석화업계 차액 지원 논의

경제

이데일리,

2026년 3월 23일, 오후 07:21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중동 사태로 나프타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와 석유화학 업계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나프타 가격 차액 지원에 대한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증동산을 대신해 러시아 등 대체 수급처를 확보하더라도 이미 가격이 급등해 업계 부담이 쉽사리 해소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LG화학 전남 여수 NCC(나프타분해시설) 공장 전경.(사진=LG화학.)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정부와 석화 기업들은 나프타 대체 수급처 확보 및 지원 방안을 놓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나프타를 최근 경제안보품목으로 한시 지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여겨진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나프타 수급뿐 아니라 가격 지원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와 업계가 가장 중점적으로 논의하는 사안은 차액 지원이다. 중동산 나프타 대신 수급처를 다변화했을 경우 발생하는 비용 증가분을 지원해주는 게 골자다. 무엇보다 최근 국제 나프타 가격이 폭등하며 차액 지원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국제 나프타 가격은 미국·이란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27일 톤당 640달러 수준이었으나, 최근 1000달러 넘게 치솟으며 국내 석화 기업들의 수익성 방어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차액 지원은 아직 논의 중인 단계로, 구체적인 지원 규모나 방안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직접 나서 나프타를 비축해 놓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현실적인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 연장이나 확대 등도 논의 대상으로 꼽힌다. 다만 업계에서는 차액 지원이 가장 효율적인 지원책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 비싼 가격에 나프타를 수입했는데, 얼마 뒤 전쟁이 끝난다면 제품 가격이 급락해 대규모 역마진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나프타 수급 차질로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미국·이란 전쟁 탓에 세계 에너지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여파다. 국내 수입되는 나프타의 54%가 바로 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현재 국내 석화 기업들이 보유한 나프타 재고로는 2~3주 정도 밖에 버틸 수 없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버티지 못하고 가동을 중단하는 공장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LG화학 여수공장은 이날부터 여수산단 내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별 에틸렌 생산량은 1공장 연간 120만톤(t), 2공장 80만t 수준이다. 나프타 공급이 원활해질 때까지 1공장만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여천NCC도 이날부터 여수산단 내 프로필렌 전용 공장(OCU)의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 해당 설비는 연산 14만톤(t) 규모의 프로필렌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곳으로, 여천NCC가 2015년 총 700억원을 투입해 설립한 공장이다.

앞서 국내 석화 기업들은 나프타 수급 차질로 인한 제품 공급불가 가능성을 고객사에 알렸다. 여천NCC가 국내 석화기업 중 최초로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했으며, 뒤이어 롯데케미칼, LG화학, 한화솔루션 등 주요 석화업체들도 연달아 불가항력 가능성을 고지했다. 불가항력이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으로 계약을 지키기 어려울 때 면책을 위해 발동하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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