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산업연구원은 23일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의 정책적 함의와 향후 방향’ 보고서(이홍·홍성욱)를 펴냈다.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국내 석유제품(휘발유·경유 등) 가격 상승세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 지난 13일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했다. 정유사의 석유제품 주유소 공급가에 상한을 두고 2주 단위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국내 가격 억제에 나선 것이다. 이 결과 지난 10일 한 때 리터당 1907원까지 치솟았던 휘발유 가격은 20일 기준 1821원으로, 경유 가격도 1932원에서 1819원으로 100원 가량 내렸다.
보고서는 “필수재 성격이 강한 에너지의 가격 상승 속도를 일시적으로 완화해 소비자 부담과 함께 시장을 완충하려 한 것”이라며 “위기 국면에서 정부의 강한 시장 안정 의지를 전달하는 신호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석유 최고가격제는 어디까지나 단기·임시적 시장 안정 수단으로 장기화할 경우 재정 부담 확대나 물량 축소 문제 등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실제 1970년대 미국의 석유가격 통제 땐 주유소에 대기행렬이 발생하거나 실효 가격이 상승하는 부작용이 뒤따랐었다. 앞서 헝가리, 파키스탄 등지서 이뤄진 조치 때도 연료소비 증가나 시장 왜곡 등 문제가 확인됐다.
보고서는 “공급 충격이 중장기화하면 품귀나 대기행렬, 주유소 간 물량 편차 등 비가격적 배분 왜곡이 발생해 명목가격 인하 효과를 다른 형태의 실질적 부담으로 전가할 것”이라며 “소규모·비수도권의 한계 주유소 퇴출 압력 확대나 제도 종료 후 억눌렸던 가격 반등 폭 확대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가격 통제가 장기화하면 정유·석유화학 산업의 중장기 공급 안정성이나 투자 유인에 미칠 영향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현 석유 최고가격제는 단기적인 한시 조치로 활용하고 앞으론 유류세 인하나 직접 지원, 비축유 활용, 도입선 다변화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결합한 패키지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산업연구원의 판단이다.
보고서는 “핵심은 지원 대상과 방식의 설정”이라며 “물류·화물·농수산·대중교통 분야는 유가 상승 충격이 비용으로 직접 전가될 가능성이 크므로 이들 산업에 대한 표적 지원이나 연료비 보조 등 차별적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