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회복에도 갈 길 멀다”…이차전지, 반등 열쇠는 ‘가동률’

경제

이데일리,

2026년 3월 24일, 오후 05:08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이차전지 산업이 단기 반등 기대와 구조적 한계를 동시에 안고 있는 가운데 업황 회복의 핵심은 여전히 전기차(EV) 수요에 달려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대체 수요가 부상하고 있지만 단기간 내 실적 개선을 견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경률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2026 KR 크레딧 세미나’에서 ‘이차전지,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 수요 환경 변화와 시장 주요 쟁점 Q&A’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연서 기자)


김경률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2026 KR 크레딧 세미나’에서 ‘이차전지,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 수요 환경 변화와 시장 주요 쟁점 Q&A’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구간을 지나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글로벌 전기차 판매 성장률은 2022년 74.8%에서 2024년 10.7%로 급감했지만 2025년 들어 다시 성장세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역별 편차는 여전히 크다. 미국은 성장률이 1%에 그치는 등 회복 속도가 제한적인 반면 유럽은 탄소 규제 강화와 보조금 정책에 힘입어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문제는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국내 배터리 업계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 연구원은 이를 단순한 수요 둔화가 아닌 ‘공급 과잉’ 문제로 진단했다. 2021년 이후 공격적인 증설로 생산능력이 빠르게 확대됐지만 수요 증가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동률이 하락했고, 이는 고정비 부담 확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2025년 국내 셀 3사의 합산 실적은 매출 43조9000억원에도 불구하고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전기차 외 대체 수요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시장이 ESS다. 김 연구원은 ESS가 재생에너지 확대와 AI 데이터센터 증가에 힘입어 전기차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4시간 가동이 필요한 데이터센터 특성상 대규모 전력 저장 수요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ESS 시장의 구조적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ESS 확대가 단기적인 ‘구원투수’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가 시나리오 분석을 실시한 결과 ESS 비중이 의미 있는 수준(25%)에 도달하기까지는 최소 수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며 보수적 시나리오에서는 2040년에야 달성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중장기 업황을 좌우하는 변수는 전기차 시장에서의 물량 확보라는 점이 재차 강조됐다. 김 연구원은 “ESS는 중요한 성장축이지만 단기 실적 부진을 보완할 대안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전기차 시장에서의 수요 확대와 가동률 회복이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배터리 시장은 가격 중심의 범용 시장과 성능 중심의 특수 시장으로 이원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급형 전기차와 ESS에서는 LFP 배터리가 확대되는 반면, 고성능·고출력 수요가 요구되는 자율주행차·로봇 등에서는 삼원계 배터리의 경쟁력이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과잉 설비 조정과 효율적 운영을 통한 가동률 회복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수요처 다변화와 기술 경쟁력 확보가 업황 반등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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