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하는 박홍근호…추경부터 중장기 국가전략까지 '과제 산적'

경제

뉴스1,

2026년 3월 24일, 오후 05:53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3.23 © 뉴스1 유승관 기자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면서, 출범 후 3개월간 수장이 공석이었던 기획처가 드디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출범과 동시에 박홍근호가 가장 먼저 마주할 과제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다. 중동 사태가 발발하면서 유가·물가 불안과 수출 차질 등으로 인해 성장률 하락, 물가 상승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정부는 물가 등으로 인한 민생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최대 25조 원에 달하는 추경을 편성할 방침이다.

아울러 기획처를 중심으로 한 국가 전략·재정 기능 재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기획처는 국가 미래 전략과 재정 운용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서 국가 백년대계를 설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다만 출범과 동시에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성장잠재력 둔화, 청년 고용 부진, 국가채무 증가 등 구조적 과제에 직면한 상황이다. 단기 경기 대응을 넘어 장기 성장 기반과 재정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제시된다.

2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여야 합의로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르면 오는 25일 박 후보자를 기획처 장관으로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후보자는 임명 즉시 업무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첫 과제는 추경…유류비·민생·수출 지원 집중
박홍근호가 직면한 첫 과제는 약 25조 원 규모의 추경안 편성이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유가 상승과 물류 차질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민생 부담과 기업 비용이 확대된 데 따른 대응이다.

정부 추경안에는 유류비와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바우처 확대와 유류 가격 안정 대책, 대중교통 지원 등이 검토되고 있다. 나프타 확보와 석유 비축 확대 등 에너지 수급 안정 방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수출기업 지원도 주요 항목이다. 중동 사태 이후 운송 지연과 물류비 상승, 계약 취소 등이 이어지면서 수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수출·물류 바우처 확대와 긴급경영안정자금, 보증 지원 등 금융·물류 지원이 추경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포함될 전망이다. 매출 감소 업종을 중심으로 한 긴급 자금 지원과 물가 상승 대응 지원이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추경 편성과 함께 예산의 신속 집행도 과제로 꼽힌다. 중동 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이 이미 현실화한 만큼, 예산을 지체 없이 투입해 민생과 기업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추경을 적자국채 발행 없이 편성한다는 방침이다. 법인세와 증권거래세 등 초과세수를 활용해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중동 불확실성이라는 외부 충격으로 어렵게 되살아난 경기회복 흐름이 위축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유류비 상승은 단순한 물가 수치를 넘어 서민과 소상공인들에게 생존의 문제로 다가온다. 민생과 경제·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추경을 신속히 편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전경. (행정안전부 제공) 2023.3.2 © 뉴스1

국가백년대계 위한 미래전략' 수립…저성장·인구감소 대응 본격화
예산 편성·집행과 더불어 기획처의 또 다른 중요 업무는 '2045 미래전략' 등 국가의 중장기 전략 수립이다.

지난해 1.0% 성장한 우리나라 경제는 올해 반도체 업계 호황 등을 이유로 2.0% 안팎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최근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이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동 상황이 1년 이상 장기화할 경우 올해 성장률이 0%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인구 감소, 투자 위축, 생산성 정체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2030년대 1% 내외, 2040년대에는 0%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5년마다 1%포인트(p)씩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세대로라면 2030년 -0.1%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저출생·고령화 심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 지역 소멸 등 구조적인 문제도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또 인공지능(AI) 중심의 산업 전환, 기후위기 등도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과제로 꼽힌다.

이에 따라 기획처는향후 20~30년을 내다보는 장기 국가 비전을 마련하고 이를 5년 단위 국정과제와 중기 재정계획, 단년도 예산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궁극적으로는 잠재성장률 반등이 핵심 목표다.

전략 수립 과정에는 민간과 국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특히 중장기전략위원회와 협업을 통한 국가 발전 전략 수립도 추진한다.

박 후보자는 "국가의 대혁신과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대한민국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운명을 개척하는 장관이 되겠다"며 "구조적 리스크를 정면 돌파하겠다. 복합 위기의 사슬을 끊어내고 국가 백년대계를 세울 '그랜드 디자인'을 완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뉴스1 김일환 디자이너

국가채무 1413조…재정지출 확대 속 개혁 필요성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 재정 구조를 개혁하는 것도 기획처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정부는 올해 727조 9000억 원 규모의 예산안을 편성했다. 여기에대규모 추경 편성을 공식화하면서 정부 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이에 올해 국가채무는 1413조 8000억 원, 관리재정수지는 107조 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1.6%로 사상 처음 50%를 넘어설 전망이며, 2029년에는 1700조 원을 돌파해 GDP 대비 58.0%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저출생·고령화로 세입 기반은 약화하는 반면 연금·의료 등 의무지출은 빠르게 증가하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제시된다.

이에 따라 재정개혁은 지출 구조조정과 성과 중심 예산 체계 강화, '톱다운' 방식 예산제 정착 등을 중심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국가재정운용계획 고도화와 디지털 예산회계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재정 운용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높이는 방향이다. 이는국가적 우선순위에 따라 재원을 배분하는 방향이다.

기획처는 각 부처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성과 중심 평가를 통해 예산 낭비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할 전망이다. 아울러 세입 기반을 확대하고 중앙과 지방 재정 전반의 비효율을 점검해 의무·재량 지출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할 계획이다.

박 후보자는 "민생부담과 양극화 완화 등을 위해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되지만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라며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제대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시대적 흐름에 걸맞게 재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재정개혁 2.0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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