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개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3.24 © 뉴스1 최지환 기자
고려아연(010130)과 MBK파트너스·영풍(000670) 연합의 경영권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와 다른 집중투표제 표결 기준이 적용되며 논란이 벌어졌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올해 주총에서 과소 행사된 해외 투자자들의 의결권을 비례적으로 재배분하는 이른바 '프로라타(pro rata)'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집중투표제에서는 선임할 이사 수에 따라 의결권이 배수로 부여되는데, 일부 해외 기관투자자가 특정 후보에게만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미행사 의결권이 발생한다. 이 미행사 의결권을 그대로 둘지, 다른 후보에게 비례 배분할지에 따라 표 계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는 예탁결제원 집계 기준을 적용해 실제 행사된 의결권만을 기준으로 표를 산정했다. 당시에는 미행사 의결권을 별도로 재배분하지 않는 방식이 적용됐다. 하지만 이번 주총에선 방식을 바꿨다.
이에 표결 기준 변경 자체가 이사회 구성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기준 변경으로 해외 주주의 의결권 행사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이미 전년도에 적용된 기준을 상황에 따라 변경하는 것은 절차적 일관성과 주주평등 원칙 측면에서 문제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 주주가 의결권을 일부만 행사하는 것은 투자자의 선택 영역에 속하는 사안"이라며 "이를 사후적으로 재해석해 재배분하는 것은 본래 의결권 행사 취지를 왜곡할 수 있다"고 했다.
영풍·MBK 파트너스와 최윤범 회장 측 간 치열한 표 대결 국면에서 해당 기준 변경이 이뤄지면서 집중투표제 표결 기준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날 주총은 의결권 위임장 중복 문제를 두고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며 정시에 시작하지 못하고 지연되기도 했다.
주총 결과 이사 선임 규모 안건은 고려아연 측이 관철한 반면,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 안건은 MBK·영풍 측 반대로 부결되며 양측이 각각 한 안건씩 가져가게 됐다.
seunghe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