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6~19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GTC에서 HBM4E 실물 칩과 코어 다이 웨이퍼를 최초로 공개했다.(사진=삼성전자)
새로운 트렌드의 등장은 메모리의 안정적인 확보가 중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입도선매’라는 말이 부족할 만큼 메모리 공급이 빠듯한 탓에 메모리 가격의 오름세는 지속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버용 D램 모듈(DDR5 64Gb RDIMM) 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150% 급등했다. 이는 전 분기 상승율(75%)의 두배 수준이다. 노트북에 주로 탑재되는 범용 D램(DDR 8Gb SO-DIMM) 가격도 올 1분기 180% 이상 뛰며 직전 분기 오름세(35%)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낸드플래시 또한 제품군을 불문하고 130~150% 폭등했다.
앞서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는(CE) 지난 18일(현지시간) “처음으로 5년짜리 전략적고객계약(SCA)를 맺었다”며 “(이는) 사업 모델의 가시성과 안정성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도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객사들과의 공급 계약을 연 단위, 분기 단위에서 3~5년의 다년 공급 계약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며 “고객과 당사 모두 예측 가능한 사업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경우에도 고객사와의 장기 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부분은 장기 계약 움직임에서 공급자가 우위에 있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장기 계약은 수요 기업에서 약속된 물량을 가져가지 않을 때 공급자가 손실을 떠안을 수 있는 맹점이 있다.
그러나 이번 흐름 속에서는 안전 장치가 강화됐다는 평가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계약 기간만 긴 것이 아니라 실제 공급의 최소치를 정해두고, 어느 상황에서라도 무조건 사가야하는 물량을 정해두는 등의 장치가 있다”며 “메모리 공급사로선 장기 수요를 어느정도 확보해 투자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대규모로 선수금을 우선 납부한 뒤에 약속된 물량이 공급되지 않을 시에 선수금이 차감되는 형태의 계약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빅테크 업체들은 단순한 메모리 구매를 넘어 가격과 물량을 동시에 보장하는 장기 계약과 함께 대규모 선수금까지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로써 유효 수요를 확보한 메모리 기업들로선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에 전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23년 전년 대비 메모리 평균 판매가격이 45% 하락하며 메모리 불황의 직격타를 맞았다. 그러나 2024년(63%), 2025년(14%)에 걸쳐 판매 가격을 회복한 뒤, 지난 19일엔 올해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110조원 이상의 R&D·시설투자비를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