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광장비 넘어 패키징까지…'슈퍼을' ASML 사업확장 나서나

경제

이데일리,

2026년 3월 25일, 오후 05:00

[이데일리 박원주 기자] 반도체 업계 내 ‘슈퍼 을(乙)’로 불리는 네덜란드 ASML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에 더해 반도체 패키징 시장으로까지 사업 확장에 나서려는 모양새다. EUV 분야에서 쌓은 미세공정 역량을 바탕으로 새 장비군에서도 발휘하겠다는 복안으로 읽힌다.

ASML 공장에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생산을 위해 작업하고 있다.(사진=로이터)
25일 업계,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어드밴스드 패키징 분야의 사업을 조준하기 시작했다. 마르코 피터스 ASML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향후 10~15년을 내다본다”며 반도체와 관련한 패키징, 본딩 사업 진출 가능성을 밝혔다. 기존 심자외선(DUV) 및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판매 중심의 사업을 다각화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사업 확장 움직임은 ‘어드밴스드 패키징’을 중심으로 반도체 후공정 분야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읽힌다. 어드밴스드 패키징은 여러 반도체 칩을 쌓고 연결해 안정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후공정 작업을 의미한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제품이 세대를 거듭하며 미세해지고 있는 만큼, 제품의 성능과 전력 효율 등을 확보하는 게 더욱 중요해지며 어드밴스드 패키징이 각광 받고 있다.

실제 패키징 분야의 성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글로벌 패키징·테스트 장비 시장이 2025년 172억 달러 규모에서 내년 204억 달러 규모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ASML 외에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등 반도체 장비 회사들도 어드밴스드 패키징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울러 ASML이 이같은 분야를 공략하는 것은 일련의 고민도 존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EUV 장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음에도 영업이익률이 크게 확대되지 않고 있어서다. 회사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은 34.6%다. 이는 2022년(30.7%)부터 2023년(32.8%), 2024년(31.9%)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ASML은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최고봉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영업이익률은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 등에 비해 뒤처진 상태다. 회사가 주력으로 하고 있는 EUV 장비의 경우, 대당 판매가가 높지만 장비 제작에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 제작 가능한 대수가 한정돼 있는 영향으로 읽힌다.

업계에선 ASML가 반도체 패키징 장비에서 우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후공정에서도 미세 제어가 매우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ASML이 EUV 장비를 통해 쌓아온 미세 공정 역량은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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