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건강은 기업 사명"…감염병 극복 1조 기부한 이건희 유산

경제

이데일리,

2026년 3월 26일, 오후 06:54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사회 공헌 유산이 꾸준히 조명 받고 있다. 유족의 1조원 규모 기부를 통해 추진 중인 감염병 극복 지원 사업 등이 치료제 개발과 전문병원 건립을 통해 확대되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국립중앙의료원은 26~27일 이틀간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제2회 이건희 감염병 극복 연구역량 강화 사업 국제심포지엄(LISID)과 제4회 감염병연구기관 국제심포지엄(IDRIC)을 잇따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지난 2021년 이건희 선대회장 유족이 기부한 7000억원을 바탕으로 추진 중인 ‘대한민국 감염병 극복 지원 사업’의 일환이다. 고인은 생전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에 대해 수차례 강조했고, 유족들은 고인의 뜻을 기려 기부를 결정했다.

이 중 2000억원은 감염병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에 쓰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고인의 기부로부터 시작된 이번 사업을 대내외에 알리고 연구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 국제심포지엄을 열었다. 올해로 2회째다. 1회 개최 당시 장희창 국립감염병연구소장은 “항생제 내성을 극복하는 신개념 항균제 개발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혀 주목 받았다.

또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되고 있다. 중앙감염병 전문병원은 150병상 규모로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 설비를 갖춘 세계적인 수준으로 건립할 계획이다. 현재 설계 작업의 마지막 단계인 실시설계를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30년 내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유족은 아울러 소아암·희귀질환 지원 사업에 3000억원을 기부했다. 의료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돈이 없어 생명을 잃는 어린이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고인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현재 소아암·희귀질환 관련 총 86개의 연구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누적 수혜자는 지난해 말 기준 약 2만8000여명에 달한다.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을 앓던 유나(8) 양은 수차례 항암치료를 받았으나 부작용이 생겨 더 이상 항암치료가 어려운 상태였다. 골수이식 선택지만 남은 상황에서 유나 양은 서울대병원이 자체 생산한 카티(CAR-T·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로 치료를 받았는데, 이는 이건희 선대회장 유족의 기부 덕이었다고 한다. 유나 양은 카티 치료 이후 1년 째 미세잔존암 검사에서 암세포가 나오지 않고 있다. 치료를 진행한 강형진 서울대병원 교수는 “소아암은 환자 수가 많지 않아 연구비 지원이 잘 안 된다”며 “기부금이 정말 소중하게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족은 의료 공헌 외에 2만3000여 점의 개인 소장 미술품을 국가에 기증하는 등 K컬처 품격 제고에도 나서고 있다.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지난해 11월 15일~올해 2월 1일 진행한 이건희 선대회장 기증품 해외 순회전의 첫 번째 전시는 6만1000여명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이는 기존 스미스소니언에서 열렸던 유사한 규모의 전시회 관람 인원 대비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등이 지난 2024년 10월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ㆍ희귀질환 극복사업,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에서 참석자를 비롯한 환아ㆍ의료진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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