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두 금융연구원 박사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큰증권 법제화 이후 자본시장의 구조 변화와 제도적 과제’ 주제 세미나(주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에서 “STO 거래 관련해 지급결제 수단도 함께 논의 돼야 한다”며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연기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김병연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한국증권법학회장)는 “해외에서는 원달러 환율을 기초로 한 블록체인 기반 파생상품을 내놓고 있는데 우리는 뭘 하고 있는가”라며 “당국에서 해외 상황, 입법 등을 많이 챙겨봤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2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시타델증권이 지원하는 EDXM 인터내셔널은 원화를 추종하는 무기한 선물계약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참조 이데일리 3월24일자 <스테이블코인법 늑장에…美코인거래소 ‘원·달러 역외 ndf’ 대체할 파생상품 출시> )
김병연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한국증권법학회장)는 해외에서는 원달러 환율을 기초로 한 블록체인 기반 파생상품을 내놓고 있는데 우리는 뭘 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사진 오른쪽부터 김병연 교수, 이용준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 사무관, 이정두 금융연구원 박사, 이성미 코드 대표이사, 차상진 법무법인 비컴 대표 변호사, 한서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모습. (사진=최훈길 기자)
하지만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해외에서는 조각투자, STO를 넘어 모든 자산이 토큰화 되는 실물기반 토큰자산(RWA) 시대로 속도감 있게 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아서다. 이미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유통·결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하반기로 밀렸다.
관련해 민병덕 의원은 26일 국회 세미나에서 “한국 자본시장이 기존의 틀에 머무른다면 자본은 더 열린 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국내 자산을 토큰화해 해외 투자자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구조를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성미 코드 대표이사는 “토큰증권 활성화와 신뢰 지속성을 위해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업계와 전문가들은 금융 규제를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현행 복층(2-Tier) 장부 구조를 단층(1-Tier) 장부 구조로 간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Tier은 중앙기관 없이 하나의 장부에서 직접 기록되는 구조다. 반면 2-Tier은 예탁결제원 등 중개기관이 있는 구조다.
김종원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은 “독일은 이미 전자증권법(eWpG) 제·개정을 통해 조각투자를 넘어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전통적인 정형증권까지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할 수 있도록 법제화를 완성했다”며 “중앙기관을 거치지 않는 단층(1-Tier) 장부를 인정하고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한 혁신을 수용한 결과, 지멘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수백억원 규모의 디지털 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반면 우리의 현행 제도는 복층(2-Tier) 구조와 중앙집중적 관리에 머물러 있어 자칫 우리 시장만 세계적 흐름에서 도태되는 ‘디지털 갈라파고스’로 전락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며 “(STO 법안이 당초 계획보다) 3년 이상 미뤄지면서 그사이 급변한 글로벌 산업 및 규제 동향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뼈아픈 지적도 있다”고 꼬집었다.
업계에서는 STO 구조 관련해 한국이 미국, 독일보다 규제가 심하다며 규제 개혁을 촉구했다. (자료=이승준 변호사)
한서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민주당 디지털자산TF 자문위원)는 “분산원장 요건의 경우 퍼블릭과 프라이빗이 쟁점”이라며 “(이더리움, 솔라나 등) 퍼블릭과 (금융기관의 컨소시엄 체인 등) 프라이빗을 용도에 맞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나라 논의는 프라이빗 체인 중심”이라며 “글로벌 트렌드는 기관용은 프라이빗이고 나머지 (개인 투자용) 리테일은 퍼블릭 기반이라서 이점이 구체적으로 참조됐으면 한다”며 제안했다.
또한 규제를 풀어 다양한 STO 상품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병연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한국증권법학회장)은 “혁신적인 금융투자상품보다는 기존 자산의 조각투자·유동화에만 치중돼 시장 확대 한계, 중앙집중식 시장 구조로 인한 혁신성 저하, 유통시장 인가 지연, 과도한 규제 적용이 우려된다”며 “지적재산권, 탄소배출권, 선박금융 등 새로운 투자대상을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제 혜택 및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차상진 법무법인 비컴 대표 변호사가 STO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100여명이 참석해 국회 세미나실을 빼곡하게 메웠다. (사진=최훈길 기자)
차상진 법무법인 비컴 대표변호사(민주당 디지털자산TF 자문위원)는 “그동안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등에서 발생한 사고는 정보관리, 투자한도가 아닌 담보관리의 실패, 돌려막기 등 금융시스템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발생했다”며 “토큰증권 제도 역시 전자등록기관의 노드 참여를 통한 정보관리가 이뤄지고 있으므로 투자 한도 규제는 최소화 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해 이용준 자본시장과 사무관은 세미나에 참석해 “투자자 보호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기업의 부담을 낮추는 방향에 대해서도 조화롭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기초자산 영역 확대, 공시, 표준화 등을 어떻게 할지 논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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