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 설계 한화오션에 넘겨라" 지시에 HD현대 가처분(종합)

경제

뉴스1,

2026년 3월 26일, 오후 04:22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 (HD 현대중공업 제공)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기본 설계를 한화오션(042660)에 넘기라는 방위사업청 지시에 HD현대(267250)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가격을 비롯한 민감 정보를 경쟁 업체에 넘기면 다음 단계인 상세 설계 수주에서 불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HD현대는 민감 정보 일부를 제외하고 넘길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방위사업청은 이미 경쟁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를 추린 것이라 추가적인 제외는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HD현대와 한화오션 간 갈등으로 2년 넘게 지연되고 있는 KDDX 사업이 또다시 잡음에 휩싸이고 있다.

HD현대 "경쟁사에 정보 유출 우려"…방사청 "민감 정보 이미 제외"
2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4일 KDDX 기본설계 자료 공유와 관련해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심각한 불공정 경쟁이 우려돼 불가피하게 가처분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KDDX 사업은 약 7조 8000억 원을 들여 2030년까지 6000톤급 한국형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등 순서로 진행된다.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해 사업을 마쳤고, 현재는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 단계다. 방사청이 상세설계 제안요청서(RFP) 배포에 앞서 기본설계에 참여하지 않은 한화오션이 이를 확보해야 하는지를 두고 갈등이 확대한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가격 정보를 포함해 최신 함정 기술, 영업전략 등 각종 노하우가 반영된 기본설계를 한화오션이 확보하면 추후 수주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예컨대 가격 정보를 파악하면 경쟁사에서 그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해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한화오션 입장에서도 한쪽만 관련 경험을 축적한 상황에선 경쟁 우위 확보를 기대하기 어렵다.

HD현대중공업은 방위사업청에 기본설계 195개 항목 가운데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12개 항목을 제외하고 나머지 항목만 한화오션에 공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방위사업청은 제안요청서 검토위원회가 기본설계 수백 가지 항목 중 우려되는 사항을 제외, 195가지 항목을 추려낸 것이라 추가적인 제외 요청은 반영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이런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HD현대중공업의 가처분 신청에까지 이른 것이다.

당초 방위사업청은 관례대로 기본설계를 맡았던 HD현대중공업과 수의 계약을 맺고 상세 설계를 맡길 계획이었다. 다만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을 문제 삼으면서 경쟁 입찰을 주장하면서 사업이 2년 넘게 지연됐다.

KDDX 건조 경험은 상세 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맡은 업체가 인정을 받게 된다. 추후 해외 수주 사업에서도 해당 업체가 '키'를 쥐게 되는 만큼 특수선 양강인 두 회사가 치열한 경쟁을 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방사청은 수 차례 진통 끝에 지난해 말 사업자 선정 방식을 '경쟁 입찰'로 결정했다.

HD현대중공업에 대한 '보안 감점'으로 추가적인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 방위사업청은 당초 지난해 11월까지였던 보안 감점 기간을 올해 12월까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확정될 경우 감점 점수는 1.8점에서 1.2점으로 줄어든다. 다만 함정 사업 수주는 소수점 단위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감점 여부에 따라 상세설계 사업자가 결정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가처분 신청이 방사청에 통보된 사실은 아직 없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되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며 "전력 공백 방지를 위해 관련 절차에 따라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1096pag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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