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사태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물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촉발됐다. 납사는 원유 정제를 통해 생산되는 기초 원료로, 에틸렌·프로필렌 등을 거쳐 플라스틱과 합성수지로 가공된다. 식품 포장용 비닐과 필름, 페트(PET) 용기 등 주요 포장재의 출발점이다.
현재 현장에서는 재고 소진 우려와 함께 원가 압박도 감지되고 있다. 포장재 업체의 납품 단가 인상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식품기업 부담이 커지는 분위기다. 한 제과 업계 관계자는 “당장 4월부터 포장재 가격이 20% 인상된다”며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부르는게 값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기업들은 전담조직을 꾸리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다. 오뚜기 관계자는 “긴급 TF를 꾸려 1000여 개 포장재 수급을 전수조사 중”이라며 “비축분과 협력사 재고를 모두 활용해도 2~3개월 수준이라 비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페트 용기 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고려해 원료 확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생산 전략 조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포장재 확보가 어려워지면 일부 제품은 생산을 중단하거나 출고가 지연될 수밖에 없고, 이는 곧바로 유통 차질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식품사 고위 임원은 “모든 제품 라인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오면 수요가 높은 주력 제품 중심으로 생산을 재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소 협력사의 부담은 더 클 전망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대기업은 일정 수준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지만 중소 협력사는 대응 여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공급망 병목이 현실화될 경우 산업 전반으로 영향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센터장은 “납사는 플라스틱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수급이 흔들리면 포장재뿐 아니라 식품, 물류, 유통까지 연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재고를 최소화해 운영하는 식품업 특성상 충격이 더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