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LCC에 MR탱커까지"…'美-이란 전쟁' K-조선, 유조선 특수 조짐

경제

뉴스1,

2026년 3월 28일, 오전 08:00

2019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에서 건조중인 VLCC가 진수되는 모습(자료사진, 한화오션 제공) 2019.4.22 © 뉴스1

국내 조선업계에 탱커 수주 바람이 불고 있다. 수에즈막스나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같은 원유 운반용 뿐 아니라 MR 탱커 같은 제품 운반선(PC선)까지 크기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수주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탱커는 미국-이란 전쟁 이전에도 수요 대비 적은 공급으로 선주사의 발주가 늘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공급망 교란까지 일어나면서 탱커 선대 확대에 대한 선주사들의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HD현대, 다수 MR탱커 수주 연결
28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최근 유럽계 사모펀드 헤이핀 캐피탈 매니지먼트로부터 5만DWT(재화중량톤수)급 MR탱커 4척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총 2억 달러(약 3000억 원) 수준으로 해당 선박은 모두 2028년 중에 인도할 예정이다.

MR탱커는 주로 2만 5000~5만 5000DWT급의 중형 석유제품운반선을 의미한다. 가솔린이나 디젤 같은 정제유를 운반하는 데 주로 쓰인다.

두바이 해운선사 걸프 에너지 마리타임(GEM)도 HD한국조선해양에 총 3억 달러(약 4500억 원)에 5만 DWT(재화중량톤수)급 MR 탱커 6척을 발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 싱가포르 선사 하프니아의 MR 탱커 4척을 수주 소식도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수주 물량의 절반은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나머지 절반은 HD현대베트남조선에서 각각 건조할 예정이다.

원유 운반선에 대한 수주 역시 선박 크기를 가리지 않고 늘어나고 있다. 한화오션(042660)은 최근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3척을 5887억 원에 수주했다. 삼성중공업(010140)도 이달 3척을 4001억 원에 수주했다.

수에즈막스 유조선 건조에 특화한 대한조선(439260)은 최근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1척을 1340억 원에 따냈다. 이를 포함해 올해 현재까지 총 10척의 수에즈막스를 수주했는데, 1분기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올해 수주 목표 11척을 거의 다 채웠다.

수에즈막스급은 만재 상태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크기의 유조선으로 보통 12만~20만DWT급을 말한다. 중동보다 지정학적으로 안전한 미국 등에서 원유를 공급받으려는 수요가 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VLCC는 이보다 큰 30만DWT급 유조선이다. 예외적인 선박으로 분류되는 극초대형 유조선(ULCC)을 제외하고 사실상 가장 큰 유조선으로, 부유식 저장시설(FSO)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HD현대 제공)

"불확실성 높아 상황 예측 어려워"
유조선 신조선가는 원유 공급처 다변화, 러시아 그림자 선단 제재로 선복량이 줄면서 상승 흐름을 보였다. 그 전까지 친환경 기조 강화에 따라 선주사들이 유조선 발주를 줄여왔던 점 역시 영향을 미쳤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유조선 선가는 VLCC 기준 1억 2500만 달러 수준이었으나 이달 들어서 1억 2950만 달러까지 올랐다.

여기에 미국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고 유조선 운임이 급등하면서 선복량 확대에 대한 선주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발틱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유조선 운임지수(WS)는 지난 20일 중동~중국 노선 VLCC 기준 400.6으로 전쟁 발발 직전 대비 78%, 연초 대비 8배가량 급등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쟁 이후 탱커 선종은 크기나 종류 구분 없이 전반적으로 가격이 오르는 모양새"라며 "가장 다급한 원유 운반을 위한 VLCC부터 정제된 제품을 나르기 위한 MR탱커까지 수요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쟁이 단기간에 끝날 수도 있는 만큼 선복량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 중고선 수요가 더 많고, 중고선가가 신조선가를 앞지르기도 하는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이 높아져 현재로서는 향후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1096pag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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