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는 중동 상황에 따라 제조 단가 및 납기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고 고객사에게 공지하고 있다.(홈페이지 갈무리)
중동 전쟁의 장기화로 유럽발 원료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화장품 용기의 핵심 원자재인 나프타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자, 중소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생산 중단과 단가 인상 공지가 이어지고 있다.
K-뷰티 인기를 타고 수출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수급 차질로 타격을 입을지 우려되고 있다.
2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중동발 정세 불안의 여파로 플라스틱 원재료 수급에 병목 현상이 발생하면서 중소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납기 지연 문제가 예상되고 있다.
상당수 업체는 상황이 악화할 경우 제품 품절은 물론 원료 변경, 일정 지연, 단가 인상 등이 불가피하다고 공지한 상태다. 실제로 일부 소규모 업체들은 원료 수급 불균형을 견디지 못하고 이미 생산 라인을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피해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화장품 및 제약 용기 제조사인 럭스팩은 최근 원재료 수급 차질을 이유로 단가 인상과 납기 지연을 공지했다.
럭스팩 측은 "상황이 더 악화하면 특정 제품 생산이 중단되거나 별도 안내 없이 원료 변경 및 단가 인상이 즉시 적용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서울 중구 신라면세점 서울점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5.9.29 © 뉴스1 김성진 기자
용기 유통 기업들이 체감하는 위기감은 더욱 심각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다음 달 첫째 주까지 원료가 입고되지 않으면 당장 제조를 중단해야 한다고 통보해 온 제조사도 있다"며 "규모가 작은 업체일수록 공급망 붕괴의 여파가 치명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사와 달리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흡수할 재무적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으며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용기 제조업체들은 통상 직전 3개월간의 평균 구매량을 기준으로 석유화학업체로부터 원료를 공급받는다. 제조 물량이 많은 대형 기업은 일정 수준의 물량을 우선적으로 확보할 수 있지만 구매력이 낮은 중소기업들은 수급 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화장품 용기 제조업계 빅2인 한국콜마(161890)의 '연우' 역시 현 상황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연우는 현재 석유화학 기업들로부터 기존 사용량만큼의 원료를 공급받고 있어 당장 가동이 중단될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석화 기업들의 공급 여력이 한계에 도달하는 시점이 오면 대형 포장재 기업들조차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연우 관계자는 "현재는 수급에 문제가 없으나 중동 정세가 장기화할 경우 원자재 수급에 영향이 있을 가능성은 있다"며 "시장 상황을 매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화장품이 진열돼 있다. 2024.6.27 © 뉴스1 권현진 기자
K-뷰티는 지난해 114억 달러로 역대 최대 수출을 기록하면서 올해 성장세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누적 화장품 수출액은 19억 4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용기 수급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어렵게 살려낸 수출 동력 자체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당장 완제품 포장지 수급에 대란이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원료난이 길어지면 결국 제조 물량 자체가 부족해지는 사태가 올 수 있다"며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기 위해 원자재 수급 추이를 그 어느 때보다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smk503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