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유소에 주유를 위해 차량이 몰리고 있다. 2026. 3 27/뉴스1 최지환 기자
"기름값이 200~300원씩 왔다 갔다 해서 재고 관리가 너무 힘듭니다"
"2차 최고가 시행을 앞두고 차들이 몰려서 재고가 없어요. 그런데 가격 바로 올리면 현장점검이나 세무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해서 걱정입니다"
중동 사태 여파가 일선 주유소를 덮치고 있다. 직영·알뜰주유소와의 가격 경쟁도 버거운데 최고가격제 시행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재고 관리다. 1차 최고가격제 시행 때는 정부의 즉각적인 가격 인하 압박으로 매입 가격보다 더 싸게 기름값을 내려야했다. 2차 최고가격제 시행을 앞두고선 차들이 몰리면서 재고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정유사에 요청해도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석유 수급 불안 지속…주유소 경영 부담 가중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란 사태 등으로 국제 원유 시장에서 석유 가격의 등락 폭이 커지면서 주유소들은 고가의 대규모 재고를 떠안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매입 물량을 최소화했다. 재고 손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방책이다.
재고를 빠듯하게 관리하면서 다시 유류를 채워야 할 시점에 정유사의 석유 공급에 한계가 나타났다. 이러한 영향으로 주유소들이 제때 기름을 확보하지 못하는 수급난에 빠진 것으로 전해진다.
주유소 입장에서는 원활하게 물량을 공급받아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춰야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지만, 제한적인 공급에 가로막혀 영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영 주유소 현장의 적자는 정유사 출고가에만 맞춰진 단가 변동과 일선 주유소의 매입 시점 간에 발생하는 시차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면서 "주유소들이 원활하게 저렴한 재고를 확보할 수 있는 안정적인 물량 공급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영세 주유소들의 경영난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최고가격제 등 정부 정책이 공급가에 맞춰져 있어 주유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서울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 가격이 적혀 있다./2026. 3. 27 뉴스1 최지환 기자
고가 재고 보유 중 가격 인하 압력…유통 구조 한계
자영 주유소들은 가격경쟁과 수급 불안 등의 영향으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등은 정유사가 일선 주유소에 공급하는 도매가격을 기준으로 시행된다. 반면 개별 주유소의 지하 저장 탱크에는 정책 시행 이전 비싼 가격에 매입한 재고 물량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정유사 직영 주유소나 알뜰주유소는 인하된 유류 공급가에 맞춰 선제적으로 판매 단가를 낮출 수 있다. 그러나 인근 자영 주유소는 고가에 매입한 재고를 적절한 가격에 소진하기 전에 판매 가격을 내려야 한다. 시장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변동 폭이 200원에서 300원가량 급격하게 발생하면 주유소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재고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면서 "비싸게 들여온 기름을 주변 시장 상황에 맞춰 싼값에 팔아야 하는 유통 구조상의 맹점 때문에 가격 경쟁을 아예 포기하거나 판매 중단까지 고려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ji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