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C 로이킴 화보(BYC 제공)
국내 장수 패션 브랜드들이 '새 얼굴' 찾기에 나서고 있다. 오랜 시간 축적해 온 브랜드 유산과 정체성은 유지하되 모델 교체와 신규 컬렉션·리브랜딩 등을 통해 젊은 세대와 다양한 취향의 소비층으로 외연을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과거 이미지를 지우는 방식이 아니라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세대의 경계를 허무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BYC·탑텐·PAT, 새 모델·캠페인으로 이미지 확장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은 BYC(001460)는 최근 싱어송라이터 로이킴을 새 전속모델로 발탁했다. 로이킴은 2026년 SS 신제품 화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홍보 활동에 나설 예정이며 BYC는 이를 통해 기존 주 고객층을 넘어 20~30대 젊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젊은층을 겨냥한 '올데이롱' 라인과 기능성웨어 '보디드라이', '보디히트' 등 트렌디한 제품군을 중심으로 브랜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오랜 이너웨어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보다 젊고 건강한 감성으로 브랜드 인식을 확장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신성통상(005390)의 SPA 브랜드 탑텐은 배우 전지현을 새 브랜드 앰버서더로 내세우며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공개한 기능성 팬츠 '수퍼스트레치' 화보에서도 전지현을 전면에 내세워 스타일과 편안함을 동시에 강조했다.
올해 브랜드 10주년을 맞은 탑텐은 이를 통해 단순히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SPA 브랜드를 넘어 실용성과 세련된 이미지를 함께 갖춘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겠다는 전략이다. 전지현을 내세우며 대중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까지 확보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신성통상의 탑텐은 10주년을 맞아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발탁했다(신성통상 제공)
국내 최초 패션브랜드를 표방하는 피에이티(PAT)도 26SS(봄·여름) 컬렉션과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방향성 변화를 본격화했다.'함께라서 편안한 모든 순간'을 주제로, 가족·연인·친구 등 다양한 관계 속 편안함을 담아냈다.
배우 윤현민과 장희진을 중심으로 한 캠페인은 특정 연령층에 국한된 브랜드가 아니라 세대와 관계의 경계를 넘어서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가족성과 일상성, 정서적 안정감을 전면에 내세우며 브랜드의 폭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패션브랜드 피에이티(PAT)의 26SS 캠페인.(PAT 제공)
닥스·프로스펙스, 헤리티지 재해석해 세대 확장
LF(093050)의 닥스는 브랜드 헤리티지를 가장 정교하게 현대화하는 사례로 꼽힌다. 132년 역사의 닥스는 브랜드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오리지널'(THE ORIGINAL) 라인을 통해 세대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버버리 수석 디자이너 출신 루크 구아다던 CD가 기획한 이 라인은 트렌치코트·퀼팅 아우터·테일러드 재킷 등 닥스의 시그니처 아이템을 간결한 실루엣과 세련된 감도로 다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실제 디오리지널 라인 구매 고객 가운데 40대 이하 비중은 45%를 기록해, 닥스가 '현재진행형 클래식'을 내세우며 에이지리스 브랜드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LF 닥스가 디오리지널로 세대 스펙트럼 넓히겠다고 밝힌 바 있다.(닥스 제공)
프로스펙스도 올해 45년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대대적인 리브랜딩에 나섰다. 2026 SS 시즌을 기점으로 브랜드 전략을 재정립하고, '스포츠 포 올'을 핵심 가치로 내세워 누구나 자신의 방식으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브랜드 철학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브랜드의 뿌리를 버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장수 브랜드의 변화는 '낡음'을 지우기 위한 시도라기보다 축적된 신뢰와 헤리티지를 오늘의 언어로 다시 설명하려는 작업에 가깝다.
고정적인 고객층을 확보해 온 국내 패션기업들이 앞으로도 모델 발탁, 신규 라인 출시, 브랜드 리브랜딩 등을 통해 이미지와 소비층 확장에 나설 가능성이 큰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장수기업들이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더 넓은 세대와 취향을 품으려는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omangcho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