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쉐이크에 김부각이?"…국중박 홀린 이디야 가보니[ 르포]

경제

이데일리,

2026년 3월 30일, 오후 07:20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뻔한 프랜차이즈 카페인 줄 알았는데, 밀크쉐이크에 바삭한 김부각이 꽂혀 있고 쑥떡 와플을 팔고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박물관이라는 공간에 완벽하게 어울리네요.”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 위치한 이디야커피. (사진=신수정 기자)
30일 오전에 찾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국중박).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특별한 공간에 이디야커피가 색다른 모습으로 스며들었다. 파란 간판의 익숙함은 잠시 내려놓고, 전통과 현대를 절묘하게 융합한 K미식의 향연이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기자가 직접 맛본 ‘국중박 시그니처 라떼’는 검은깨의 고소함과 에스프레소의 강렬함, 생크림의 부드러움에 쿠키의 바삭함까지 더해져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바닷길 김부각 밀크쉐이크’ 역시 부드러운 우유 쉐이크 사이로 짭조름한 김부각이 씹히며 기분 좋은 단짠을 선사했다.

디저트 중 단연 돋보인 것은 ‘쑥떡 와플’이다. 겉보기엔 서양식 일반 와플 같지만,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쑥절편 특유의 쫄깃함이 살아있는 완벽한 겉바속촉 식감을 자랑했다. 가장 한국적인 식재료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글로벌 메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 외에도 수라간 배모과 에이드, 조화의 수정과 밀크티 등은 관람 후 피로를 녹이는 다과상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 내 이디야커피에서만 맛볼수 있는 특화메뉴. (사진=신수정 기자)
업계는 이디야의 이번 국중박 입점을 ‘공간 로컬라이징’ 전략의 완성판으로 본다. 이는 천편일률적인 프랜차이즈 공식을 깨고, 매장이 위치한 지역의 문화를 브랜드 경험으로 승화시키는 전략이다. 앞서 오픈한 국립경주박물관점은 고풍스러운 목재 인테리어와 함께 수막새 마들렌을 특화 메뉴로 선보이며 명소로 자리 잡았다. 경북 봉화군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점은 100평 규모의 자연 친화 콘셉트로, 통창 너머 수목원 풍경을 감상하도록 조성됐으며 백두랑이 마들렌, 백두랑이 크림라떼 등 지역 특색을 살린 메뉴로 인기를 얻고 있다.

사실 이 같은 공간 특화 매장 운영은 대형 프랜차이즈 입장에서 철저히 손해 보는 장사다. 전국 3000여 개 매장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메뉴가 아니기에 원부자재 대량 구매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없고, 단 몇 곳을 위해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과 시간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디야커피가 상징적인 랜드마크 매장을 확대하고 까다로운 시그니처 메뉴 출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눈앞의 이익보다는 토종 브랜드로서 ‘K커피’의 프리미엄 입지를 굳건히 다지기 위한 뚝심이다. 초저가 브랜드들의 무한 가격 경쟁 속에서, 한국의 미식과 공간의 정취를 트렌디하게 엮어내는 대체 불가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겠다는 것이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단기적 수익 창출을 넘어, 공간의 문화적 가치를 살린 특화 전략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커피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디야커피는 올해 초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 국립중앙박물관 내 카페 5개소 운영 계약을 맺고, 이달부터 카페 운영을 시작했다. 카페 운영 공간은 기존 투썸플레이스 카페 2곳과 CJ프레시웨이에서 운영해 온 ‘사유공간 찻집’, ‘으뜸홀 카페’를 비롯해 극장용 카페 등 총 5곳으로, 총 전용 면적 288.35㎡(약 87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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