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등 차량 5부제 적용 제외 차량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제재 수단 역시 뚜렷하지 않아 실제 운행 제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다음 단계로 가면 국민 협조를 구하기 위해 5부제를 도입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에 따라 위기 단계를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현재는 2단계인 ‘주의’ 상태다.
이란을 둘러싼 긴장이 격화하면서 국제유가는 상승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렌트유 5월물은 배럴당 115달러 수준까지 상승했고, WTI 역시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 이에 따라 민간 차량 운행 제한까지 포함한 고강도 수요 억제 조치가 수 주 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부분은 ‘적용 제외 차량 비중’이다. 한국환경연구원(KEI)이 2021년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세먼지 저감 조치로 시행된 공공기관 차량 2부제에서 전국 기준 약 30% 차량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제주 등 일부 지역은 제외 비중이 절반에 달했다. 보고서는 “적용 제외 차량이 상당수에 달해 차량 2부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평가했다.
민간으로 확대될 경우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택배·화물차 등 생계형 차량과 긴급·필수 차량을 제외하면 실제 운행 제한 대상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개별 차량의 생계 목적 여부 등을 가려내야 하는 행정 부담과 비용까지 고려하면, 민간 차량 5부제를 시행하더라도 사실상 제재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량 5부제는 도로교통법이 아닌 ‘에너지이용 합리화법(7조)’을 근거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지자체가 폐쇄회로(CC)TV 등을 활용해 대상 차량을 선별·단속해야 하는 구조다. 현장 집행 부담이 큰 만큼 실효성 확보가 쉽지 않은 셈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자영업자나 생업용 차량을 구분해 적용 대상을 선별하는 것 자체가 행정적으로 쉽지 않다”며 “과거 서울시 차량 요일제도 참여 신청은 40%대였지만 실제 운행 제한 효과는 1% 수준에 그치는 등 정책 효과가 미미했다”고 말했다.
결국 차량 5부제는 실질적인 수요 억제 수단이라기보다 ‘위기 대응 신호’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중동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2~3주 내 민간까지 포함한 차량 의무 부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민간으로 확대되면 연료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국민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맨다’는 절약 캠페인 성격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