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 2026.3.25 © 뉴스1 권현진 기자
국내 멀티플렉스 3사 가운데 2·3위 사업자인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합병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업계의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은 극장업계 재편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과 콘텐트리중앙은 각각 자회사인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의 합병을 추진 중이며, 이들의 배타적 협상 기간은 이날까지다.
이날 본계약 체결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현재까지 롯데 측은 "협상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중앙 측도 "양측은 앞으로도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별도 공시 없이 협상 시한이 추가 연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1일은 거래 종결보다 협상 동력 가늠할 분수령
배타적 협상 기간 마지막 일자는 거래 종결의 마감일이라기보다 협상 진척도를 가늠할 시점에 가깝다. 합병 구조, 존속법인, 자금 조달, 규제 대응 방향 등 핵심 조건이 정리돼야 본계약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반대로 주요 쟁점 조율이 늦어지면 추가 연장이나 협상 장기화 가능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업계에서는 외부 투자 유치를 핵심 변수로 본다. 최근 IB업계에서는 IMM크레딧앤솔루션(ICS)이 통합 법인에 3000억~4000억 원 규모 투자를 검토했지만, 신용 보강 조건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논의가 지지부진하다는 관측도 제기된 바 있다.
메가박스가 극장 대부분을 임차 형태로 운영해 담보 여력이 제한적인 점이 변수로 꼽힌다. 투자사 측이 모회사 차원의 보완을 요구했지만, 중앙 측 역시 자금 부담이 적지 않아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롯데와 중앙 모두 추가 출자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합병 이후 수익성 개선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신중한 기류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 2026.3.25 © 뉴스1 권현진 기자
이어지는 영화업계의 실적 부담…합병 명분 확보 과제
실적 부담도 적지 않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매출은 4345억 원으로 전년보다 3.8% 줄었고, 영업손실도 105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메가박스중앙 역시 매출 3312억 원으로 6.3% 감소했고, 영업손실 125억 원으로 적자가 이어졌다. 극장 산업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단순 외형 결합만으로는 반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중복 점포 효율화, 프리미엄관 경쟁력 강화, 투자·배급 기능 재정비 같은 후속 청사진이 제시돼야 합병 명분도 힘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두 업체는 지난해 5월 8일 합병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논의를 공식화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같은 해 6월 11일 양사 합병 건에 대한 사전협의를 접수했다. 이후 배타적 협상 기간은 2025년 말까지 한 차례 연장됐고, 다시 올해 3월 31일까지 늘어났다. 형식상 절차는 1년 가까이 진행됐지만, 아직 본계약 체결이나 최종 구조 확정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못한 상태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3월 말이 거래의 최종 시한이라기보다 합병 논의의 동력이 살아 있는지를 확인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흥행 등으로 극장가 회복 기대도 나오지만 업황 반등만으로 합병 성사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본계약이나 투자 유치 윤곽이 가시화되면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낼 수 있겠지만, 별다른 진전 없이 연장만 반복되면 시장의 피로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연장 여부 자체보다 재편을 통해 생존의 돌파구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인 그림을 제시하느냐"라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