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챗GPT 로고(사진=로이터)
◇챗GPT 몰리는 유통사들…뷰티부터 배달까지
31일 업계에 따르면 생성형 AI 환경에 선제 대응한 기업들에서 구매 전환 등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일찌감치 전사 차원의 AI검색 최적화(GEO) 전략을 수립하고 고도화 작업을 이어왔다. 오설록몰의 지난해 4분기 생성형 AI 기반 유입 트래픽은 전년동기대비 602% 증가했고 구매 전환율은 725% 뛰었다. 이니스프리몰도 같은 기간 트래픽이 366% 늘었다. AI가 소비자 질문에 최적화된 브랜드를 먼저 호명하고 구매로 연결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런 흐름에 최근 챗GPT 입점까지 결정했다. 챗GPT에 아모레몰을 연동 앱으로 등록하는 구조다. 고객은 자사 브랜드 제품을 탐색·비교할 수 있다. 소비자가 피부 고민을 입력하면 AI가 맞춤 제품을 추천하는 식이다. 앞으로 결제·배송까지 서비스를 확대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쇼핑에도 생성형 AI 기반 검색 환경이 빠르게 확산하는 것을 고려했다”며 “챗GPT 앱 기능 고도화를 통해 AI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를 선제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이미 업계 전반에서 유사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도 챗GPT에 입점해 브랜드와 상품을 노출할 수 있게 했고, 롯데홈쇼핑, 롯데웰푸드도 챗GPT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배달앱 요기요 역시 지난 2월 챗GPT에 입점해 음식 추천과 맛집 탐색 기능을 제공 중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챗GPT 연동으로 유입량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추세”라며 “향후 주문 결제 등 서비스 고도화가 예정되어 있는데 소비자 이용률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챗GPT 입점 기업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뷰티·배달·이커머스 플랫폼 중심이지만, AI가 소비자 접점으로 더욱 자리를 굳혀갈수록 유통·패션·식품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입점 경쟁이 확산할 수 있다. 과거 기업들이 네이버(NAVER(035420))·쿠팡 입점을 필수 전략으로 삼았듯, 챗GPT 등 AI 플랫폼 입점이 새로운 ‘필수 채널’로 부상할 수 있다는 얘기다.
◇탐색의 권력이 바뀐다…소비 시장도 ‘AI 시대’로
핵심은 ‘탐색의 주도권 이동’이다.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정보를 검색하고 취합해 판단했다면, 이제는 AI가 맥락을 이해하고 알아서 결과를 정리해 제시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이 흐름이 쇼핑으로도 번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챗GPT 운영사 오픈AI는 지난해 9월 챗GPT 내 결제 기능 ‘인스턴트 체크아웃(Instant Checkout)’을 선보이며 쇼핑 플랫폼 진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도 근본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검색 상위 노출을 겨냥하는 SEO(검색엔진 최적화)를 넘어, AI 답변 안에 자사 브랜드가 인용되도록 설계하는 GEO가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AI가 답변을 생성할 때 어떤 브랜드를 근거로 삼느냐에 따라 노출 자체가 결정되는 구조여서다. 선제 대응에 나서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 격차가 확연히 벌어질 수 있다.
물론 AI 커머스의 성과와 매출 기여는 아직 초기 수준이다. 할루시네이션(환각) 문제와 기존 플랫폼 패턴에 익숙해진 관성도 넘어야 할 과제다. 실제로 오픈AI가 지난해 쇼피파이·에트시 등과 함께 인스턴트 체크아웃을 진행했지만 채택률은 높지 않았고, 여행 카테고리에서는 결제 연동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탐색에서 구매까지 완결되는 시스템이 언제 제대로 완비될지는 여전히 변수다. 그럼에도 정교한 순환 고리를 구축해낸다면 소비 시장에 끼칠 영향력은 상당할 전망이다.
커머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성형 AI가 단순 검색을 넘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기존에는 가격과 리뷰를 중심으로 비교했다면 앞으로는 AI가 데이터를 근거해 제시하는 구조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탐색 단계지만 결제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환경이 갖춰질 경우 유통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