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빗썸, 천수답식 수익구조 한계…수수료 출혈경쟁 매몰

경제

이데일리,

2026년 3월 31일, 오후 07:40

[이데일리 서민지 기자]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1·2위 운영사인 두나무와 빗썸이 수익 안정성에 나란히 경고등이 커졌다. 거래 수수료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사업 확장을 위해 쓰여야 할 자금이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출혈 경쟁에만 매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두나무·빗썸이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두나무의 작년 거래 수수료 매출은 약 1조530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8.26%에 달했다. 수수료 매출액은 전년(약 1조7094억원·98.72%)보다 10.4% 감소했으나 여전히 수익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거래 플랫폼 부문에는 주요 서비스인 ‘업비트’를 비롯해 △업비트 NFT △업비트 스테이킹 △업비트 코인 모으기 △업비트 코인 빌리기 △바이버 등이 포함된다.

가상자산 서비스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업인 기타 매출은 1.74%에 그쳤다. 기타 서비스로 △증권플러스 △RMS △루나버스 △Nodit △ZUZU 등의 사업을 병행하고 있지만 아직 의미 있는 수익원으로 자리잡지는 못한 상황이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빗썸 역시 구조는 유사하다. 지난해 수수료 매출은 636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7.69%를 차지했다. 2024년(99.94%)보다 비중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거래 수수료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빗썸의 기타 매출 비중은 2.31%다. 기타 매출은 빗썸 내 코인 담보 대출(렌딩) 서비스 위탁 운영업체로부터의 입점수수료,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의 시세 조회 수수료로 구성된다.

이같이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각종 규제로 인해 수익 모델이 사실상 코인 거래 수수료에만 의존하는 불안한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의 코인베이스가 종합 크립토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타이거리서치는 “(국내 거래소는) 거래 업무로 제한된 사업 허가로 생태계 낙수 효과가 제한됐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이 같은 구조가 시장 변동성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이다. ‘크립토 윈터’ 국면에서는 거래량 감소가 곧 실적 악화로 이어지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디지털자산 시장 거래량이 급격히 줄면서 두나무의 2025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0%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26.7%, 27.9% 줄었다.

빗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1.2%, 22.3% 늘었지만 순이익은 51.7% 급감했다. 이자비용 526억원, 가상자산처분손실 558억원, 가상자산평가손실 247억원 등이 반영되면서다. 빗썸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판매촉진비가 전년대비 451억원 늘어난 2088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변동성과 비용 부담이 여전히 수익성에서 변수로 남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거래 위축 여파로 고객 예치금(예수 부채)도 크게 줄었다. 두나무의 예수부채는 전년(8조 531억원) 대비 2조 2698억원 감소한 5조 783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용자가 거래를 위해 업비트에 맡겨 둔 자금이 1년 만에 2조 원 이상 이탈한 것이다. 빗썸의 고객 예치금 역시 2조352억원으로 전년보다 2278억원 줄었다.

이재원 빗썸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두 회사는 향후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법인 시장 개방 등 대대적인 제도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인 사업 확장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단순 가상자산 거래소를 넘어 종합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고, 비거래 영역에서의 이용자 접점을 확대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두나무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AI와 블록체인 융합’과 ‘글로벌 확장’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자체적인 사업 확장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정부 규제에 부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네이버파이낸셜 합병 이후 전통 금융과의 전략적 협업 및 인수합병(M&A)을 충분히 추진할 수 있다”며 “AI 에이전트 월렛과 트레이딩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법인·외국인 고객 확보 및 업비트 글로벌, 베트남 등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빗썸은 역시 제도화 흐름 속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동시에 신규 서비스 개발과 이용편의성 개선에 힘쓸 예정이다.

이재원 빗썸 대표는 같은 날 주총에서 “현재 수수료 수익이 전체 매출의 97.69%를 차지하는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검토하고 있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 및 인수합병(M&A) 기회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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