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등교하던 수의대생…"동물이 먼저 편한 병원 꿈 이뤄"

경제

뉴스1,

2026년 4월 02일, 오후 03:49

이진민 라라동물의료원 대표원장과 반려견 테리 © 뉴스1


이진민 라라동물의료원 대표원장은 반려동물 문화가 지금처럼 자리 잡지 않았던 1990년대 초, 항상 학교에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던 수의대생이었다. 강원대 재학 시절 수업과 일상 대부분을 반려견과 함께했다. 지금도 반려견 '테리'와 출퇴근을 함께한다.

그의 진료 철학은 이때의 경험에서 출발했다.

이 원장은 "보호자 만족을 이야기하기 전에 환자인 동물이 병원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치료의 공간인 병원이 동물에게 공포의 장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철학은 실제 진료 시스템에도 반영돼 있다. 라라동물의료원은 대부분의 진료 과정에서 보호자가 함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간단한 진료는 물론 수술까지 보호자 참관이 가능하다. 보호자가 곁에 있을 때 반려동물이 더 안정감을 느끼고 불안이 줄어든다는 판단에서다.

이 원장은 "동물은 낯선 공간에서 보호자와 분리되는 순간 가장 큰 스트레스를 느낀다"며 "가능한 한 보호자와 함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라라동물의료원은 간단한 진료는 물론 수술까지 보호자 참관이 가능하다(병원 제공). © 뉴스1


최근에는 병원을 보다 친근하게 알리고 보호자와의 소통을 넓히기 위해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는 유튜브 채널 '룰루라라 음진민'도 시작했다. 수의사로서의 모습뿐 아니라 '50세 프로 싱글'로의 일상을 공유하며 보호자들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27년간 임상 현장을 지켜온 그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을 말이 아닌 시간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진민 원장은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는 유튜브 채널 '룰루라라 음진민'도 시작했다(유튜브 갈무리). © 뉴스1


2일 라라동물의료원에 따르면 1999년 개원해 올해로 27주년을 맞았다. 7평 규모의 작은 병원에서 단 두 명의 수의사로 시작했다. 현재는 20여 명의 직원이 함께하는 병원으로 성장했다. 특히 20년 이상 근무한 수의사와 실장, 17년 차 간호사, 10년 이상 근무한 원무 매니저 등 장기근속 인력이 병원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조직 문화는 고용노동부 우수 기업 사례로도 선정됐다.

이진민 라라동물의료원 원장이 동물병원 운영 철학을 소개하고 있다. © 뉴스1


이 원장은 "좋은 진료는 결국 사람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의료진이 안정적으로 오래 근무해야 경험이 쌓이고 그 경험이 다시 동물에게 더 나은 진료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람이 지켜져야 환자인 동물도 제대로 지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24시간 운영 병원으로의 확장도 고민했다. 그러나 그는 다른 길을 택했다. 이때도 혼자만의 결정이 아닌 직원들과 깊은 논의 끝에 '더 크게'가 아니라 '더 잘하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렇게 라라동물의료원은 피부와 치과를 중심으로 한 특화 병원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후 치과 수술실을 별도로 구축하고 피부 레이저와 LED 장비를 도입하는 등 진료 체계를 재정비했다.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특정 분야를 깊이 있게 진료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관련 환자와 임상 경험이 자연스럽게 축적됐고 병원의 강점도 더욱 선명해졌다.

이러한 방향성은 진료 현장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라라동물의료원은 치과 진료 시 모든 환자에게 치과 엑스레이와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를 시행해 눈에 보이지 않는 치근 상태까지 확인한다. 검사와 치료는 마취하에 연속적으로 진행되며 사전 상담을 통해 보호자가 치료 과정과 범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원장은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치아 뿌리가 이미 손상된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겉으로 멀쩡해 보였던 반려견의 어금니 치아, 건강검진 시 치아 엑스레이를 찍은 결과 치아 내부가 녹아 있었다(병원 제공). © 뉴스1


실제로 최근 내원한 반려견은 외관상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보호자가 신경 써서 양치 관리를 꾸준히 해온 반려견이었다. 그런데 엑스레이 검사에서 어금니 치아 내부가 녹아있었다. 결국 어금니를 발치해야 했다.

이 원장은 "음식을 먹을 때마다 통증을 느꼈을 것"이라며 "겉으로 보이는 상태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사용된 애니씰 덴탈콜라겐은 치주 조직 회복을 돕는 보조재다. 라라동물의료원에서는 치과 치료 시 기본 프로토콜로 활용되고 있다.

그는 "치주염 환자는 발치 이후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덴탈콜라겐을 사용하면 조직 안정과 회복 속도에서 차이를 체감할 수 있다"며 "짧은 기간 안에 잇몸이 빠르게 안정되는 사례를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곳니 부위 치주염이 심해(상단 왼쪽) 스케일링 시 애니씰 덴탈콜라겐을 도포하는 모습(상단 오른쪽)과 치료 후 회복된 모습(아래) (병원 제공) © 뉴스1


피부 진료 역시 병원의 중요한 축이다. 병원 내 기업부설연구소를 통해 '닥터라라' 브랜드를 운영하며 샴푸, 크림, 미스트 등 피부 관련 제품을 직접 개발해 임상에 적용하고 있다. 현재는 치약과 구강관리 제품까지 연구 범위를 확대하며 피부와 치과를 아우르는 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라라동물의료원은 기업부설연구소를 통해 닥터라라 브랜드를 운영하며 샴푸, 크림, 미스트 등 피부 관련 제품을 직접 개발해 임상에 적용하고 있다(병원 제공). © 뉴스1


마지막으로 그는 반려동물 의료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예방'을 강조했다.

그는 "많은 보호자가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야 병원을 찾는다"며 "조금만 더 일찍 발견했다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었던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밥을 잘 먹고 잘 논다고 해서 건강한 것은 아니다"라며 "입냄새, 양치 시 출혈, 입을 만지는 것을 싫어하는 행동, 발을 핥는 행동 등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통증의 신호일 수 있다"며 보호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늘었지만, 삶의 질에 대한 고민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이제는 단순히 함께 사는 것에서 나아가 '어떻게 잘 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해피펫] [펫피플]

라라동물의료원 외부 전경 © 뉴스1


badook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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