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전쟁 관련 대국민 연설로 코스피와 코스닥에 매도 사이드카 발동한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44.65(4.47%)포인트 하락한 5,234.05를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59.84(5.36%)포인트 하락한 1,056.34를 기록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9.70원(1.31%) 상승한 달러당 152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이 단기간 급등하자 은행들은 외화 자산과 외화 부채를 원화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고 있다. 환율 증가분에 따라 원화 환산 규모가 얼마나 커지는지 확인하는 일종의 모니터링 차원이다. 외화를 외부에서 추가 차입하지 않았더라도 장부상 원화 부채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나이스신용평가 분석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의 RWA에서 외화RWA가 차지하는 비중은 16.3% 수준이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RWA는 2024년 849조 8300억원에서 지난해 862조 1200억원으로 12조 2900억원 늘었다. 은행 RWA가 늘어나면 지주사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낮아진다. CET1은 주주환원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건전성의 지표다. 지난해 4분기 4대 지주사의 평균 CET1은 전분기 대비 0.07%포인트 하락한 13.35%에 그쳤다.
4대 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고환율 여파로 총 4191억원의 외환거래 손실까지 내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고환율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할 경우 금융지주 CET1은 0.01~0.03%포인트 하락 압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 오름세가 지속되자 외화 자산과 부채를 줄이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고환율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KB국민은행은 2024년 427억 2100만달러였던 외화자산을 지난해 425억 9100만달러로, 같은 기간 427억 8300만달러였던 외화부채는 426억 1300만달러로 각각 축소했다.
달러예금은 한 달 만에 60억 달러 가까이 빠지기도 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합산한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2월말 658억4336만달러에서 지난달 30일 598억 7825만달러로 59억 6511만달러 빠졌다가 이달 1일 616억 3100만달러로 소폭 반등했다.
달러예금 잔액이 단기간 이정도 변동폭을 보인 건 이례적이다. 환차익을 기대한 예금 고객들이 달러예금을 대거 인출한 반면 신규 자금 유입은 대폭 줄었다는 평가다. 은행들은 아직 유동성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면서도 달러예금 잔액 감소 추세가 이어지는 상황은 경계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환율이 1530원을 넘어설 경우도 대비하고 있다”면서 “환율 변동폭에 따라 건전성 지표가 악화될 것이 가장 문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