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저가공세에 탄소 규제까지…철강업계 '사면초가'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03일, 오후 02:54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중국발(發) 저가공세와 탄소 규제, 고율 관세 등 복합적인 악재가 올해도 철강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속도감 있는 고부가 제품 전환이나 구조적인 불공정 경쟁 해소를 하지 않으면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철강 수출은 약 1억2000만(t)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에 근접한 규모로, 동남아와 중동 등 주요 수출 시장에서 가격 하락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연간 조강 생산량은 약 10억톤(t)으로 글로벌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잉여 물량이 해외로 유출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문제는 저가 물량으로 국내 철강업계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산 열연강판(HRC)은 주요 시장에서 한국산 대비 10~20%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가 일반화되고 있으며, 일부 물량은 사실상 원가 수준에 근접한 가격으로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9월 23일부터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해 잠정 반덤핑 관세를 적용하며 수입 규제에 나섰다. 해당 조치는 당초 2026년 1월 종료 예정이었으나 조사 기간 연장으로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같은 반덤핑 조치에도 글로벌 가격 흐름을 차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특정 국가에서 관세 장벽이 높아질 경우 중국산 저가 물량이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면서, 전반적인 가격 압박은 지속되는 양상이다. 결국 반덤핑 관세는 수입 물량 조절에는 일정 부분 효과가 있지만 가격 방어 수단으로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환경 규제도 철강업계를 옥죄고 있다. 올해부터 유럽연합(EU)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본격 시행했다. CBAM은 EU로 수출되는 철강, 알루미늄, 비료 등 7개 부문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 추정치를 계산해 일종의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당초 탄소배출량에 비례하는 인증서 구매 비용은 내년으로 미뤄졌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는 단계다. 배출량을 따지는 산정·검증 시스템을 비용 문제로 구축하지 못한 곳도 상당한데다 수요 부진, 무역장벽, 전력요금 인상 등 악재로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철강사들은 전기로 비중 확대 등 대응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탄소 비용 상승은 불가피하다”며 “중소 철강사들은 막대한 설비 투자로 공정을 개선해야 하는데 정부의 강한 지원이 없으면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반덤핑 관세가 도입됐음에도 가격 하락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중국발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는 한 구조적인 경쟁 심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2연주공장 연주공정에서 반제품이 생산되고 있다.(사진=포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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