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급식 통째로 구독한다"...M&A로 밸류체인 장악한 기업[VC 요람]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04일, 오전 11:00

[이데일리 마켓in 송승현 기자] 매일 아침 사무실 냉장고에 채워지는 간식과 음료, 점심시간 도시락 배송, 오후 커피 머신 관리까지 모두 구독 서비스로 해결된다. 기업이 직접 관리하던 복지·급식·카페 운영을 통째로 아웃소싱하는 시대가 열렸다. 스낵24로 시작해 100개 이상의 B2B 구독 서비스로 확장하며 연매출 1,431억원, 고객사 9,400곳을 확보한 BaaS 플랫폼 위펀이 만드는 변화다.



4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나우IB캐피탈은 2019년 시드 단계에서 위펀에 처음 투자한 뒤 이후 후속 라운드에도 꾸준히 참여해 온 장기 투자자다. 2023년 시리즈C 라운드에서는 200억원을 조달하며 11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고, 위펀의 누적 투자 유치액은 약 35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현재 위펀은 하나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코스닥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중앙대 건축공학과 출신 연쇄 창업가 김헌 대표가 이끄는 위펀의 출발은 소박했다. 소규모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회사를 운영하며 직접 사무실 간식을 구매·관리하던 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2018년 오피스 간식 구독 서비스 ‘스낵24’를 시작했다. 이후 커피24, 조식24, 선물24, 런치24로 서비스를 확장하며 종합 BaaS(비즈니스 어즈 어 서비스)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했다. 단순히 제품을 배송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간식대·설비 설치부터 재고 관리, 정산까지 일괄 처리하는 통합 ‘솔루션’을 제안한 것이 주효했다.

위펀의 기술적 핵심은 수요 기반 다각화다. 고객사의 복지 예산과 직원 선호도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안하고, 한 번 진입한 고객사에서 복수 서비스로 확장하는 '크로스셀 전략'을 구사한다. 실제로 복수 서비스 이용률은 2021년 5.9%에서 2024년 18%로 꾸준히 상승했으며, 서비스 유지율은 97%에 달한다.

나우IB캐피탈을 비롯한 투자사들이 위펀에 거액을 베팅한 이유는 압도적인 성장세와 검증된 수익 모델 때문이다. 위펀은 2024년 기준 5년간 연평균 성장률 113%를 기록하며 'J-커브' 성장을 현실화했다. 회사에 따르면 매출은 2022년 468억원, 2023년 760억원을 거쳐 2024년 1431억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2년 월간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한 뒤 2023년 첫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2024년에는 영업이익 약 21억원을 실현했다.

국내 B2B 복지·식생활 시장에서의 인수합병(M&A) 성과도 두드러진다. 위펀은 시리즈C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통해 사업 영역의 수직·수평 통합을 추진해 왔다. 개인 편의점 물류 1위로 꼽히는 ‘우린’과 B2B 종합편의점 물류·유통사 ‘일화로지스’를 인수해 전국 단위 물류망을 구축했다. 아울러 B2B 사내 카페 1위 기업으로 평가받는 ‘넥스트씨앤씨’를 품으며 커피24 사업을 수직 계열화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오피스 간식 구독 업계 2위인 ‘스낵포’의 간식 구독 B2B 영업권을 인수해 시장 지위를 한층 강화했다. 또 올해 초에는 B2B 위탁급식 업체 ‘휴먼푸드’와 자회사 지분 약 90%를 약 270억원에 인수하며 식생활 운영 영역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이처럼 물류부터 사내카페·급식까지 잇따른 M&A를 통해 기업 복지·식생활 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B2B 기업 서비스 시장의 성장세는 여전히 가파르다. 위펀은 연간 약 128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B2B 업무 관련 시장을 자사의 타깃 영역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별도 조사에 따르면 이 가운데 직장인 복지 시장만 약 4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급식·식자재 부문에서는 CJ프레시웨이, 동원홈푸드, SPC GFS 등 대형 기업들이 대표적인 경쟁사로 거론되지만, 위펀은 식음료·복지·운영 관리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제공하는 BaaS 모델을 앞세워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위펀의 공식 목표는 2026년 하반기 코스닥 상장이다. 2024년 2월 하나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목표 기업가치는 2000억~3000억원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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