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강 관세 50% 유지…韓 수출 어느새 회복, 왜?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05일, 오후 04:12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미국이 철강 제품에 대한 50% 관세를 유지키로 한 가운데, 한국 철강 제품의 대미(對美) 수출이 관세 부과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고율 관세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잡은 데다 결국은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산업구조의 한계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철강제품의 대미 수출규모는 33만4511톤(t)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23만8752t) 대비 무려 40.1%나 증가한 수치다. 미국의 50%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제품 수출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평택항에 쌓여있는 철강 제품.(사진=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50%의 고율관세가 우리나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각국에 공통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반등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도 내수에만 의존할 수 없는 구조라 관세를 물고서라도 수입할 수밖에 없는 제품들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철강제품의 미국 수출 규모는 지난해 미국의 수입 철강재 50% 관세 부과 이후 급감하기 시작했다. 작년 6월 23만8999t을 기록했던 수출규모는 7월 한 달 만에 18만8136t으로 확 줄었으며, 8월에는 15만4160t까지 쪼그라들었다. 미국은 한국 철강업체들에게 놓칠 수 없는 주요 시장으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철강 제품의 대미 수출 비중은 미국이 1위(13.06%)를 차지할 정도였다. 저조한 흐름을 보이던 대미 수출규모는 지난해 12월 다시 20만t을 회복한 뒤 매월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당시 50%의 관세 부과로 인한 업계 충격은 상당했다. 기존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에 전례없는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핵심 수출국이 관세까지 올리자 수익성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법안인 K-스틸법을 지난해 11월 통과시키며 지원에 나섰다. 정부는 현재 K-스틸법 세부 시행령을 다듬고 있으며 오는 6월 본격 시행에 나설 예정이다.

이 같은 수출물량 회복은 미국의 고율 관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미국 정부는 오는 6일부터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이 높은 파생제품에 대해 제품 가격 기준 25%의 관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제품에 포함된 철강 함량 비중에 비례해 ‘50% 관세’를 부과했지만, 이를 완제품 가격 전체에 25%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철강 제품 관세는 기존과 같이 50%로 유지되지만, 가전제품과 자동체 등 철강이 많이 포함되는 제품의 수출 경쟁력 악화로 인한 여파가 예상되고 있다.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완제품 업체들이 국내산 철강의 납품 단가 인하 압박을 하거나, 아예 공급처를 바꾸려는 시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제조되지만 미국산 철강·알루미늄·구리로 제작된 제품에는 10%의 관세가 적용된다.

다만 철강업계가 받는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미국의 이번 관세 조정은 가전, 자동차 등 철강을 활용한 완제품 업체들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철강업계에 직접적은 미치는 영향은 일단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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