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코인’ 막는다…5분 단위 검증하고, '킬스위치' 도입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06일, 오후 07:13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가 보유한 코인의 장부상 수량과 실제 보유량을 5분 단위로 맞춰보는 상시 검증 체계가 의무화된다. 또 금융회사 수준의 준법감시 프로그램도 신설된다. ‘제2의 빗썸 유령 코인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6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5대 가상자산 거래소 등과 간담회를 열어 빗썸 오지급 사태 직후 이뤄진 거래소 점검 결과와 제도 개선 방향 등을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상당수 거래소, 검증에 하루 소요

앞서 금융당국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지난 2월 긴급대응반을 꾸려 약 한 달간 5개 원화 거래소를 대상으로 현장 점검 등을 벌였다.

점검 결과, 상당수(3개) 거래소가 장부상 코인 수량과 실제 보유량을 검증하는 절차를 ‘일 단위’로만 실시했다. 불일치가 발생할 경우 시스템상 즉시 거래를 중단시키는 ‘킬 스위치(Kill Switch·거래 차단 조치)’도 부재했다. 오지급 등으로 사고가 발생해도 적시 대응하기 불가능한 구조라는 얘기다. 이용자 자산 보관 실태에 대해서도 모든 거래소가 분기별로 회계법인 실사를 받고는 있지만, 영업 비밀 등을 이유로 가상자산 보유량은 공시하지 않으며 ‘장부 대비 실제 보유 비율’만 외부 공개하는 등 형식적으로 공시했다.

이벤트 보상 지급 등 담당자의 수작업이 필요한 ‘고위험 거래’ 처리 과정에서 리스크를 통제하는 장치도 미흡했다. 실제로 2개 거래소는 ‘고유 계정’과 ‘고위험거래 계정’을 별도 분리하지 않아 지급 금액 오기 등 인적 오류에 취약했다. 4개 거래소에서는 담당자 1인 또는 부서장 1인 승인만으로 지급이 이뤄지는 등 다중 승인 체계 구축이 소홀했다.

또 표준 내부통제기준은 업계 자율로 마련돼 있으나, 그 이행을 점검하는 준법 감시 체계 운영은 부족했다. 2개 거래소는 업무 전반이 아니라 임직원 가상자산 매매 점검 등 소수의 항목에 한해 준법 감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2개 거래소는 준법 감시인의 내부통제 현황 주기적 점검(연 1회 이상) 및 이사회 보고를 누락하는 등 기본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

상시 잔고 대사 시스템 흐름(예시). (자료=금융위)
◇종목별 보유량까지 공시 확대

금융당국은 오지급 등 사고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모든 거래소에 5분 주기의 ‘상시 잔고 대사 시스템 구축’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절차별 평균 소요 시간, 전산시스템 부하 정도, 업계 실제 수행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설정한 주기다.

빗썸 사태처럼 대규모 불일치가 발생하는 경우 자동으로 거래를 차단하는 ‘거래 차단 조치 기준’ 등도 구체화한다. 외부 회계 법인을 통한 실사 주기도 기존 매분기에서 매월 단위로 단축하기로 했다. 실사 결과 공시 범위도 ‘가상자산 종목별 지갑 및 장부상 보유 수량’까지 확대한다. 아울러 고위험 거래 항목별 계정 분리, 유효성 확인 시스템 구축 등 업무 처리 단계별로 사고 예방·통제를 위한 기준을 마련한다.

거래소 내부통제 체계를 금융회사 수준으로 강화하기 위해 ‘표준 준법 감시 프로그램’도 신설한다. 이를 통해 내부통제 기준 위반 점검 등을 내실화하며 점검 주기를 연 1회에서 반기로 단축한다. 점검 결과는 금융당국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이와 함께 오지급·전산사고 등 리스크에 대응한 조치가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업계 공동의 ‘표준 위험 관리 기준’을 마련하며, 위험관리책임자 임명 및 위험관리위원회 구성 등 위험관리 조직과 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달 중 제도 개선 이행을 위해 필요한 자율 규제 제·개정을 마무리하는 한편, 5월까지 상시 잔고 대사 등을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이행력 제고를 위해 제도 개선 주요 내용은 2단계 가상자산법에도 반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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