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업계, 카드수수료 또 내려달라는데…카드업계 냉가슴

경제

이데일리,

2026년 4월 06일, 오후 05:53

[이데일리 정민주 기자] 중동사태로 기름값이 급등하자 부담이 커진 주유업계가 카드수수료 인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영업이익률보다 높은 카드수수료율을 절반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융당국은 형평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다만 고유가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는 정치권이 주유업계에 힘을 실어줄 경우 카드수수료 인하 논의가 급물살 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B국민카드 사옥 전경. (사진=KB국민카드)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유업계는 더불어민주당 ‘을(乙) 지키는 민생 실천 위원회’(을지로위원회)를 만나 카드수수료 인하 의견을 전달했다. 고유가에 주유소 평균 영업이익률이 카드수수료율을 밑돌아 조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미-이란 전장으로 휘발유 가격은 석 달 만에 15%, 경유 가격은 29% 가까이 올랐다. 현재 주유소 평균 영업이익률은 1.4%, 카드수수료율은 이보다 높은 1.5%다. 주유업계에 따르면 각 주유소가 카드수수료로 지출하는 금액이 연 평균 6~7000만원에 이른다. 유가 변동에 따라 카드수수료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주유소 기름값에 적용되는 카드수수료율은 정률제인터라 유가가 오르면 수수료도 오른다.

주유업계가 희망하는 카드수수료율은 0.8~1% 정도다. 만약 수수료를 인하하지 못할 경우에는 유류세에 대한 수수료 만큼이라도 제외해야 한다는 게 주유소업계 의견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고물가로 대다수 업종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주유소에만 혜택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카드 수수료율은 연 매출에 따라 구분된다. 주유업계가 희망하는 수수료율은 연 매출 3~5억원인 중소가맹점에 적용되는데 주유소 연 매출은 5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유소들은 유가가 급등하면 카드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해오곤 했다. 1년 새 20% 안팎으로 기름값이 올랐던 지난 2022년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도 이를 심각하게 보고 카드수수료율 인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주유소업계 관계자는 “을지로위원회에 소속된 의원들은 카드사들을 불러서라도 추후 카드수수료율 인하를 추진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을지로위원회 소속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시간을 두고 차차 논의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카드업계는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카드업계 또한 을지로위원회 주도로 논의가 본격화되면 수수료율 인하는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가맹점 우대 수수료율을 최대 0.1%포인트 낮춘 카드업계 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4427억원 감소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수료 인하 여파로 올해도 수수료 수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금융당국이 정치권에 형평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내고 있지만 정치권이 직접 카드사에 인하 요구를 한다면 마냥 그대로 둘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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