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서울 중구 다이소 명동역점 12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잠옷을 입은 마네킹이 손님들을 맞는다. 층 전체가 의류·잡화로 채워진 패션 전용층이다. 홈웨어·이지웨어·스포츠웨어·언더웨어·잡화까지 코너마다 손님들이 상품을 살펴보는 데 여념이 없다. 남편과 함께 매장을 찾은 주부 장은경(58) 씨는 5000원짜리 스판 티셔츠를 펼쳐 들면서 “이 가격에 이런 소재면 집에서 편하게 입기 딱 좋지 않느냐”면서 “요즘 다이소 옷이 생각보다 괜찮은것 같다”고 말했다.
파자마 세트를 입은 마네킹 앞으로 손님들이 오가고 있다. 파자마 가격은 5000원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다이소 명동역점 패션 전용층 입구. '믿을 수 있는 소재와 뛰어난 품질로 베이직한 스타일을 제안한다'는 슬로건이 붙어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직접 5000원 바람막이를 구입해봤다. 원산지는 중국산이었지만 마감이 엉성하지는 않았다. 손목 주름 부분도 실밥 처리가 깔끔했다. 얇고 가볍기는 해도 봄철 가벼운 러닝이나 외출 정도라면 충분히 쓸 만해 보였다. 저가 온라인몰에서도 유사 제품이 1만~3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가성비 측면에서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5000원이라는 가격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이 크다.
매장을 찾은 손님 절반 이상은 2030대 연령대의 내외국인 관광객들이다. 바람막이를 골라 들다가 양말을 추가하고, 에코백을 살펴보다 캡모자, 양말까지 카트에 담는 식이었다. 연쇄 소비를 일으키는 다이소식 쇼핑 구조가 무섭다. 셀프 계산대에서 파자마 등을 결제한 한 여성은 “딱히 필요한 건 아닌데 이 가격이면 하나 더 사도 되겠다 싶어서 이것저것 집었는데 총 4만원 정도 나왔다”고 말했다.
직접 구입한 5000원짜리 나일론 집업 후드 바람막이. (사진=한전진 기자)
다이소 명동역점 홈웨어 코너에서 손님들이 의류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다이소의 노림수는 뷰티에 이어 의류까지 생활 전반을 장악하겠다는 데 있다. 특히 의류는 생활용품처럼 중국 등 해외 대량 생산이 가능해 원가 통제에 유리하다. 이를 통해 객단가를 높이는 것이 일차 목표다. 다이소는 현재 1997년부터 균일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가격을 인상할 수가 없는 구조인 만큼 끊임없이 취급 품목을 늘려 구매 빈도와 객단가를 끌어올릴 수 밖에 없다.
핵심은 유행을 타지 않는 기능성·실용 의류다. 브랜드 이미지가 절대적인 패션 시장과는 애초에 다른 게임을 하는 셈이다. 역설적으로 이것이 기회다. 기존 패션 업체들이 눈길을 주지 않는 기능성·실용 의류 시장에서 다이소가 독보적 위치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다이소 의류는 패션 제품이라기 보다도 가격과 효용을 중심으로 한 생활재 소비에 가깝다”며 “저가 구조가 유지되는 한 일정 수준의 수요는 꾸준히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상품군을 넓힐수록 품질에 대한 기대치도 함께 높아지는 만큼, 가격과 품질 사이 균형을 어떻게 맞추느냐가 향후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짚었다.









